[포럼] AGI 패권경쟁, 한국도 있다

2024. 3. 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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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태 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장

지난해 11월 전 세계에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킨 오픈AI 창업자이자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회사에서 쫓겨난 지 5일 만에 다시 복귀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AGI(일반인공지능) 개발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주장하는 샘 올트먼과 신중한 접근을 선호하는 이사진과의 대립이었다. 이 사건은 일반인에게 AGI에 관심을 불러온 계기가 되었다.

AGI는 마크 구부르드(Mark Gubrud)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 교수가 1997년 저술한 '나노기술과 국제안보'라는 논문서 처음 등장했다. AGI는 사람의 명령 없이도 스스로 학습과 훈련이 가능한 꿈의 AI다. 사람의 지능 수준을 뛰어넘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계를 말한다.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해 11월, AGI에 대한 기준을 처음 분류했다. AGI가 이제 철학적 논쟁 대상에서 실용적 개념으로 변경돼야 함을 강조했다. 한편, 샘 올트먼은 올해 초 자사 AI 개발에 쓸 반도체를 조달하기 위해 약 9300조원의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 중이다.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도 엔비디아와 겨룰 AI 반도체 회사를 위해 약 133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있고 현재 미국 엔비디아와 AMD 등 소수기업이 독점중인 관련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

이처럼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거대한 흐름의 주도는 전통적 종합반도체회사(IDM)가 아닌 팹리스, 설계자산(IP),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되었다. 이들은 반도체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엔비디아가 과연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지속할 것인가에 세상의 이목은 집중된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부터 채 1년 반도 지나지 않아 세계는 인간 수준의 AGI를 논하고 있다. 정말 소름 끼치는 속도다. 가장 앞선 AI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한 오픈AI가 자사 서비스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AI 칩 생산 능력까지 갖추면 AGI 등장은 보다 앞당겨질 전망이다. 앞으로 전용 AI 칩 개발은 더욱 빨라질 것이다. 에너지 효율성 향상, 응용 분야에 적합한 칩 개발, 다른 기술과 융합할 수 있는 AI 칩이 방향이자 목표일 것이다. 따라서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자율주행 기능을 완벽히 구현하는데 핵심이 될 것이다.

차세대 AI 칩은 결국 인간 두뇌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할 것이다. 기존 AI 칩의 경우 데이터를 통한 학습이 선행돼야 하지만, 앞으로의 AI 칩은 실시간으로 학습해 AI 네트워크의 재학습을 지원한다.

최근 생성형 AI 프로세서 수요 증대는 맞춤형 메모리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이미지 인식의 획기적 모델인 알렉스넷(AlexNet)의 창시자이자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제프리 힌튼 교수는 AI 시대 구현을 위해서는 하드웨어의 혁신이, 그리고 AI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선 반도체 혁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 강국인 우리에겐 아주 큰 기회라 생각한다. 최근 국내 신경망 처리장치(NPU) 개발 팹리스와 기업들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하는 우수한 성능의 NPU를 개발하고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고 일부는 기술검증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필자의 연구진도 선제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AI반도체 분야의 초격차 전략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롭고 미증유의 거대시장에 도전 중이다. 인공신경망인 트랜스포머 모델을 기반으로 학습할 수 있는 초거대 인공신경망 SW·HW 반도체를 연구하고 설계하며 개발 중이다. 뇌신경망을 모사한 초저전력·초고성능 뉴로모픽 컴퓨팅 원천기술 확보에도 도전한다.

선배 연구진들이 이뤄놓은 터전 위에 후배 연구진들은 창의성과 생산성을 더해 새로운 시장에 나서고 있다. 페타플롭스급 연산 성능과 기가바이트급 메모리를 융합한 HBM-PNM 반도체 설계 기술 확보가 목표다.

인간의 모든 지능적 능력을 수행할 수 있는 AGI는 멀티 모델을 지원할 수 있는 AGI 반도체의 새로운 구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 필자를 포함한 연구진은 다양한 AI 반도체 핵심기술을 활용한 AGI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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