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비트코인 뜨니 증시예탁금 `썰물`

신하연 2024. 3. 1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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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급감했다.

상승장에서 나 홀로 소외되는 데 대한 불안감을 의미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포모)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단기 조정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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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올 56.7% 올라
영국·홍콩 등도 현물ETP 상장
일시조정 분석속 재상승 전망도
예탁금 열흘새 4.4조 이상 줄어
[연합뉴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급감했다. 상승장에서 나 홀로 소외되는 데 대한 불안감을 의미하는 'FOMO'(Fear of missing out·포모)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단기 조정에도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한 분위기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4일 기준 53조4824억원으로 집계됐다. 4일(57조8852억원)과 비교해 불과 열흘 새 4조4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이다. 연초(59조4948억원) 대비로는 6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박스권에 갇힌 증시 대신 코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코스피지수는 2.39% 상승에 그친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56.7% 상승했다. 가상화폐 시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6만642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일 전고점 6만8990달러(2021년 11월)를 넘긴 비트코인은 14일에는 7만3750달러를 돌파하면서 또다시 역사적 최고점을 경신했다. 다만 15일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한때 6만5000달러가 깨지는 등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최고가 1억500만원 대비 8% 가량 내린 9651만5000원에 거래 중이다.

코인마켓캡에서 집계된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지난 24시간 거래액은 10조4800억원에 달한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가격 격차를 의미하는 이른 바 '김치 프리미엄'은 7.46%로 형성됐다. 올초 김치 프리미엄은 1~3%대로 안정권을 유지했지만 1억원을 돌파한 지난 11일 5%를 넘었고, 이후 10%대에 달하기도 했다. 보통 5%가 넘으면 시장이 과열됐다고 본다.

비트코인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일시 조정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가상화폐 분석 플랫폼인 인투더블록은 "빚을 내 투자하는 가상화폐 레버리지가 급증하고 있으며, 바이낸스와 바이비트 같은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차입 비용이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공급 압력이 지속되면 비트코인 가격은 5만6200달러~6만300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레버리지 거래가 급증한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경우 롱(매수) 포지션이 대거 청산(비트코인 선물 매수 포지션의 되돌림)되면서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단기 조정 이후 비트코인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전망과 미국에 이어 영국·홍콩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 상장 가능성, 4월 반감기 등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대개 4년마다 채굴 보상이 줄어드는데 지난 2012년, 2016년 그리고 2020년 세 번의 반감기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불장'이 이어진 바 있다. 비트코인 보상 앱 롤리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스 아델만은 "반감기 이후 희소성 증가와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강력한 수요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반감기 이후 과거 추세를 볼 때 비트코인 가격은 내년에 15만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FCA)에서 올 2분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상장지수증권(ETN)에 대한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 속에서 수익률이 높거나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와 같은 자산에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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