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아이디어는 좋은데… 증시 입성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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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모델을 기반으로 특례상장을 준비해온 기업들이 상장을 자진 철회하거나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증시 입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간 사업모델 특례상장은 자본이나 전문평가기관의 기술 인증 등 외형적 조건을 갖추면 누구나 상장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사업모델 독창성 등을 심사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며 "올해부터 증권사 평가를 통해야 상장 청구가 가능한 '사업모델 트랙'으로 바뀜에 따라 사업성과 향후 성장성 모두 돋보이는 기업들의 상장 신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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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못받거나 자진철회 속출
10곳 상장했지만 8곳 영업적자
식신·아이지넷 등 도전도 꾸준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무회계 플랫폼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는 지난 2월 한국거래소의 사업모델 특례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판정을 받았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은 지난 2017년 신설됐다. 당장 이익을 내지는 못해도 자기자본 10억원, 시가총액 90억원이라는 기본 조건을 충족한 뒤 독창적 사업모델을 인정받아 일정 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심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특례상장은 크게 '혁신기술'과 '사업모델' 두 트랙으로 나뉘는데 기술성 평가가 어려운 업종에 속한 플랫폼 기업 등이 사업모델 트랙을 선택해왔다.
사업모델 특례를 통해 실제 상장까지 완주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앞서 뷰티 플랫폼 '화해'를 운형하는 버드뷰, 3D영상의료기기 제조업체 쓰리디메디비젼도 지난해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통한 코스닥 상장에 나섰으나 심사 단계에서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특례상장 신청의 진입장벽도 낮고, 레퍼런스가 없는 기업들의 사업모델을 평가하다 보니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심사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기대했던 것보다 저평가되면서 자진 철회를 결정하는 곳도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사업모델 특례로 증시에 입성한다 해도 대다수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제도 도입 이후 사업모델 특례로 증시에 들어온 기업은 총 10곳이다. 이 가운데 8개 기업은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이 적자를 냈다.
사업모델 특례상장의 첫 번째 타자였던 언어 데이터 플랫폼 '플리토'의 경우 업황 악화 등으로 2019년 7월 상장 후에도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날씨 빅데이터 플랫폼 케이웨더는 지난해 3·4분기 기준 20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올해 흑자(10억원)로 돌아선 뒤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78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배'들의 부진에도 사업모델 특례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발걸음은 분주하다. 모바일 식권서비스 공급업체 식신은 지난달 28일 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식신은 미래에셋증권을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 사업모델 특례로 상장에 나선다.
인공지능(AI) 보험테크업체 아이지넷도 올헤 초 사업모델 평가를 진행, A-A등급을 획득하면서 상반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노리는 기업의 경우 상장주관사의 사업성 및 성장성 평가를 받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개편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춘 예비상장기업들의 IPO 도전이 확대될 전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간 사업모델 특례상장은 자본이나 전문평가기관의 기술 인증 등 외형적 조건을 갖추면 누구나 상장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사업모델 독창성 등을 심사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았다"며 "올해부터 증권사 평가를 통해야 상장 청구가 가능한 '사업모델 트랙'으로 바뀜에 따라 사업성과 향후 성장성 모두 돋보이는 기업들의 상장 신청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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