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與우위" 여론조사꽃 "野우세"… 뭘 믿어야 하나
최대 95% 무응답층도 변수
지지율 추세 변화만 참고해야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여론조사 ◆
4·10 총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마다 정당 지지율에 상당한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 도대체 어느 정당이 앞서고 있다는 것인지 헷갈리는 유권자가 많은 이유다. 또 여론조사 업체들 전망이 대체로 일치했더라도 실제 선거 결과는 다르게 나왔던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지율 추세 변화 정도는 참고할 만하지만, 실제 선거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3월 5~7일 조사해 8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37%, 더불어민주당은 31% 지지를 받아 여당이 6%포인트 앞선다고 밝혔다. 오차범위 안에 살짝 걸치는 수준이지만 숫자상으로 보면 여당이 우세한 것으로 여길 수 있다.
반면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꽃은 3월 8~9일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의힘 33.9%, 민주당 42.8% 등을 기록해 민주당이 8.9%포인트 우세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오차범위 밖에서 확실히 민주당이 앞선다는 조사 결과다.
비슷한 시기에 조사한 결과였으나 업체에 따라 큰 폭의 지지율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 지지율만 놓고 보면 두 조사에서 12%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있다. 두 회사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였으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대해 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여론조사 회사 성향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하우스 이펙트'가 있고, 표본집단 샘플링 작업 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가 달랐던 가장 명확한 최근 사례는 2016년 치러진 제20대 총선이다. 당시 갤럽이 총선을 3주가량 앞둔 3월 15~17일에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41%, 민주당 20%, 국민의당 8%, 정의당 7% 등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기반해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등 유명한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새누리당이 최소 150석 이상 얻어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100석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선 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122석에 그친 새누리당을 1석 차이로 제치고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당시 국내 여론조사 회사들이 공직선거법상 휴대전화 조사(안심번호)가 금지돼 있어 유선전화 조사 방식에만 의존한 것이 예측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2017년 2월 관련 법안이 개정됐으며 여론조사 회사들도 이후로는 휴대전화 조사를 주요 방식으로 채택하고 있다.
2016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도 미 여론조사 업체들은 대부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점쳤으나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가 역전승을 거두며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당시 '샤이(Shy) 트럼프'로 분류된 저학력 백인 남성들이 주류 언론이 시행하는 여론조사를 회피해 정확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업체들은 이후 고교 중퇴자를 별도로 조사하기 시작했다.
여론조사 예측력을 높일 방안에 대해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최근 여론조사보다 (인터넷 포털 검색량 등) 빅데이터의 예측이 더 정확하다는 의견마저 나오고 있다"며 "학계와 언론계 등을 중심으로 여론조사업체 평가기관을 설립해 기관별로 예측력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인호 부경대 교수는 "여론조사 업체들이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유권자가 응답을 잘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는데, 이것도 예측할 수 있어야만 선거 당일 출구조사 결과의 예측도를 높일 수 있다"며 "앞으로 사전투표 비중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결과 예측을 실제 출구조사 비중과 섞어야만 여론조사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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