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막말후보 줄취소·'野 범죄연대' 공세…중도층 붙잡기 안간힘

박소연 기자, 한정수 기자 2024. 3. 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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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우택·도태우·장예찬, 뒤늦게 공천 취소…국회독재 심판·민생 내세워
한동훈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최진석

국민의힘이 17일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24일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을 대비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막말·돈봉투 논란을 일으킨 후보들을 뒤늦게 정리하며 민심 수습에 나선 여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통진당(옛 통합진보당)을 '범죄연대 세력'이라 명명하고 총공세에 나설 태세다. 최근 연이은 악재로 싸늘해진 수도권 민심을 남은 기간에 되돌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까지 전국 254개 지역구 가운데 도태우 변호사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공천이 취소된 대구 중·남구와 부산 수영구를 제외한 252개 지역구 공천 작업을 마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자랑했던 헌신·희생이 동반된 조용한 '시스템 공천'은 막판에 논란에 휩싸였다. 공관위의 뒤늦은 후보 공천 취소가 잇따르며 검증 실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공관위는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던 정우택 충북 청주·상당 의원의 공천을 결국 취소했다. 관련 녹취가 언론에 추가로 공개되면서다. 5·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도 변호사에 대해서도 공천 유지 결정을 내렸다가 이틀 만에 번복했다. 장 전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후보 결정을 취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가 논란이 계속되자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공천 과정에서 모든 후보자의 과거 발언 등을 다 검증하고 걸러내 완벽한 공천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공천 실무 책임을 맡은 사무총장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바로잡아 나가는 노력 또한 공천 과정의 일부"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뒤늦은 공천 취소 결단을 연이어 내린 배경에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 이탈이 있다고 분석한다.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과 대비되는 '시스템 공천'으로 지지율 상승세를 탔던 국민의힘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논란에 이어 후보들의 자질 논란까지 부각되자 수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12∼14일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로 전주(45%)보다 15%p(포인트) 급락했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이 24%에서 32%로 상승한 것과 상반된다.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전주(32%)보다 8%p 하락했다.

국민의힘은 '입법독재 민주당 심판'과 '민생'을 전면에 내세워 수도권 위기론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첫 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3년 이상의 임기가 남은 대통령에 대해 해고하자고 하면서 공공연히 탄핵을 하겠다고 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조국, 통진당의 후예들이 모인 후진 세력들의 탄핵 본색이 드러난 것이고 진짜 목표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호수공원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화성=뉴스1) 구윤성 기자

그러면서 "정치개혁 세력, 미래 지향 세력, 대한민국을 전진시키는 세력으로서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려는 범죄 연대 세력들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심판이 아닌 민생대책을 통해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경원 전 의원(공동선대위원장)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실질적으로 국민의 삶에 파고들어 정책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심판의 선거가 아니라 어렵고 힘든 국민을 위로하는 위로와 치유의 선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막말 논란은 막말 자체의 문제가 아니고 그것이 이재명 민주당 공천 논란으로 잊고 있던 윤석열 정부의 독선적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떠올리게 해서 문제"라며 "도화선이 된 건 이종섭 전 장관 논란"이라고 했다.

민주당에 비해 조용했던 국민의힘 공천이 총선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에 시끄러워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더 커진 측면도 있다.

한편 이날 공관위는 경북 구미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이 결선 경쟁 끝에 현역 김영식 의원을 꺾고 본선행을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경기 포천·가평에서는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청년최고위원을 지낸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권신일 전 대통령직 인수위 기획위원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대전 중구에선 이은권 전 의원이 강영환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방투자산업발전특별위원장을 누르고 공천을 확정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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