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롯데 1년 전 예약해도 잡힐까 말까”…초고가 특급호텔서 결혼은 ‘하늘의 별따기’
수억원 호가하는 특급호텔 인기
신라·롯데 좋은시간대 1년전 예약
팬데믹 이전보다 2배가량 늘어
고물가에 일반 예식장도 비용 부담
지방의 중소형 예식장부터 폐업이 이어졌으며 비싸더라도 결혼 이벤트는 특별하게 치르고 싶다는 예비 신혼부부의 심리가 합쳐지면서 고급 웨딩으로 쏠림 현상은 가속되고 있다.
17일 국세통계포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영업중인 국내 예식장은 733곳으로, 2017년 이후 6년새 299곳(29%)이 사라졌다. 가장 큰 이유는 절대적인 결혼 건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2017년 26만건을 웃돌던 결혼은 2022년 19만건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서울 시내 주요 호텔 일부는 올해 웨딩 예약이 이미 마감됐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시내 모 고급 호텔 관계자는 “주말 및 금요일 저녁 등 실질적으로 예식이 이뤄질 수 있는 시간대에는 올해 예약률이 이미 80~90% 수준”이라며 “비수기 일부 시간대나, 가끔씩 나오는 예약 취소 건수를 제외하면 1년간 예약이 꽉 차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 2018년 대비 지난해 웨딩 예약 건수가 약 2배 늘었다. 호텔 관계자는 “엔데믹 직후 소규모 웨딩이 먼저 늘어나고, 최근에는 200명 이상 식사하는 대형 웨딩이 뒤따라 늘며 매출도 더 늘어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라호텔 측도 “예식은 대부분의 시간대가 예약이 마감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주요 5성급 호텔의 예식당 이용은 기본 수천만원에서 시작한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은 예식장 이용 금액이 최소 1억원에 근접(하객 400명 기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 관계자는 “옵션을 가장 기본으로 하면 9000만원대 중반부터 가능하다”며 “꽃 장식이나 식사 등 각종 옵션에 따라 많게는 2억5000만원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 때문에 호텔업계에서는 오히려 연회장 등 웨딩 상품을 확대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서울드래곤시티호텔은 2017년 개관 이후 올해 예정 중인 것까지 총 4차례 웨딩 상품을 늘려왔다. 팬데믹 시기인 2021년에도 야외 테라스 웨딩(200명 규모), 31층 초고층 웨딩(150명)을 출시했고, 2022년에는 돔 형태의 소규모 연회장 ‘랑데부’를 추가로 열면서 370명 규모의 웨딩을 더했다. 올해에는 야외웨딩 상품을 추가로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올해 예약된 결혼식이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보다 30% 늘었다. 2018년과 비교하면 2.4배에 달한다. 호텔 측은 “엔데믹 이후 웨딩 수요가 증가했고, 웨딩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예식장소와 상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예식장업계는 프리미엄 수요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점과 고물가로 인해 럭셔리 웨딩과 일반 예식장 사이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점, 대형 호텔이 서비스 이용과 접근성 면에서 용이한 점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에서는 하객들의 접근성이나 식사의 품질이 보장되고, 결혼식 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넉넉하게 보장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물가 상승으로 일반 예식장 가격도 크게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예식장은 팬데믹 이전보다 홀 대관료와 꽃 장식 비용을 100~200만원씩 올렸고, 식대도 1인당 7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렸다. 올해 기준 예식비가 3000만~40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예식장 업계 관계자는 “일반 예식장에서도 식대가 10만원에 육박하고, 전체적으로 수천만원이 나가니 기왕이면 환경이 더 좋은 호텔에서 하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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