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줄폐업인데…고급호텔 웨딩 풀예약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4. 3.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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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인구 감소로 일반 예식장은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지만 고급호텔과 교통이 편리한 일부 예식장은 오히려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식장 업계는 프리미엄 수요가 늘어난 점과 고물가로 인해 럭셔리 웨딩과 일반 예식장 사이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점, 대형 호텔이 서비스 이용과 접근성 면에서 용이한 점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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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홀 6년새 29% 문닫고
중소형일수록 경영난 직면
호텔 대형 결혼식은 인기
럭셔리상품 쏠림 현상 심화

결혼인구 감소로 일반 예식장은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지만 고급호텔과 교통이 편리한 일부 예식장은 오히려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중소형 예식장부터 폐업이 이어졌으며 비싸도 결혼 이벤트는 특별하게 치르고 싶다는 예비 신혼부부의 심리가 합쳐지면서 고급 웨딩으로의 쏠림 현상은 가속되고 있다.

17일 국세통계포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영업 중인 국내 예식장은 733곳으로, 2017년 이후 6년 새 299곳(29%)이 사라졌다. 가장 큰 이유는 절대적인 결혼 건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2017년 26만건을 웃돌던 결혼은 2022년 19만건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서울 시내 주요 호텔 일부는 올해 웨딩 예약이 이미 마감됐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시내 모 고급 호텔 관계자는 "주말 및 금요일 저녁 등 실질적으로 예식이 이뤄질 수 있는 시간대에는 올해 예약률이 이미 80~90% 수준"이라며 "비수기 일부 시간대나, 가끔씩 나오는 예약 취소 건수를 제외하면 1년간 예약이 꽉 차 있다"고 말했다.

신라·롯데·워커힐 등 호텔들은 이전에도 성수기에는 예약이 꽉 차 있었지만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그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팬데믹 시기 결혼식이 연이어 취소되거나 축소되면서 중소 예식장들이 대거 폐업한 탓에 남아 있는 호텔이나 대형 예식장들은 되레 잡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2018년 대비 지난해 웨딩 예약 건수가 약 2배 늘었다. 호텔 관계자는 "엔데믹 직후 소규모 웨딩이 먼저 늘어나고, 최근에는 200명 이상 식사하는 대형 웨딩이 뒤따라 늘며 매출도 더 늘어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5성급 호텔의 예식당 이용은 기본 수천만 원에서 시작한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은 예식장 이용 금액이 최소 1억원에 근접(하객 400명 기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옵션을 가장 기본으로 하면 9000만원대 중반부터 가능하다"며 "꽃 장식이나 식사 등 각종 옵션에 따라 많게는 2억5000만원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남산의 반얀트리 클럽&스파 서울은 럭셔리 웨딩 콘셉트로 약 3억원(하객 150명 기준)의 대형 야외 수영장 웨딩을 출시해 상품을 실제 판매하기도 했다.

호텔업계에서는 오히려 연회장 등 웨딩 상품을 확대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용산구의 서울드래곤시티호텔은 2017년 개관 이후 올해 예정 중인 것까지 총 4차례 웨딩 상품을 늘려왔다. 팬데믹 시기인 2021년에도 야외 테라스 웨딩(200명 규모), 31층 초고층 웨딩(150명)을 출시했고, 2022년에는 돔 형태의 소규모 연회장 '랑데부'를 추가로 열면서 370명 규모의 웨딩을 더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올해 예약된 결혼식이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보다 30% 늘었다. 2018년과 비교하면 2.4배에 달한다. 호텔 측은 "엔데믹 이후 웨딩 수요가 증가했고, 웨딩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예식장소와 상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예식장 업계는 프리미엄 수요가 늘어난 점과 고물가로 인해 럭셔리 웨딩과 일반 예식장 사이의 격차가 다소 줄어든 점, 대형 호텔이 서비스 이용과 접근성 면에서 용이한 점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에서는 하객들의 접근성이나 식사의 품질이 보장되고, 결혼식 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넉넉하게 보장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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