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따라 밸류업…TSMC 영업익, 韓10대기업 합보다 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에
韓대장주 작년 영업익 반토막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 보려면
혁신투자로 실적개선 이끌어야
한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영업이익을 모두 더해도 일본 대장주 도요타, 대만 대장주 TSMC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밸류업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35조69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합산 영업이익(79조2227억원) 대비 54.9% 급감한 것이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반도체 업황이 크게 침체되면서 영업이익 급감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4.8% 급감했다. SK하이닉스는 7조7303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그나마 현대차, 기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자동차·바이오 업종에서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절대적 이익 규모가 반도체 대비 미미해 증시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 증시를 이끄는 대장주의 부진한 실적은 같은 아시아 증시인 일본과 대만 시총 1위 한 종목의 영업이익에도 못 미친다.
도요타는 3월 결산 기준 2023년(2023년 4월~2024년 3월) 영업이익이 4조9000억엔(약 44조원)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초에는 자동차 가격 인상, 생산 회복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4000억엔 상향되기도 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 TSMC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95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해 한국 증시 상위 10개 기업 몫을 합한 수치를 웃돈다.
TSMC 영업이익은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른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올해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혁신 기술을 이끄는 미국 빅테크는 오히려 지난해 실적이 좋아지기도 했다. '챗GPT'로 AI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3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7% 증가했다. MS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한다.
실적 성장이 정체됐다고 평가받는 애플도 영업이익률이 30%이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0%에 육박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률이 3%에 불과하다.
한국 기업이 혁신 기술 투자에 앞장서서 시장 파이를 늘릴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과거 철강, 화학, 자동차, 조선 등 '중후장대' 기업 위주에서 최근 2차전지(배터리),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산업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주요국 대비 국내 증시 성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이유도 주요 상장사의 이익 흐름이 갈랐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최근 일본, 대만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연초보다 2~3% 증가했다.
반면 한국 증시는 지난 2월까지 이익 추정치가 감소하다가 3월 들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 증시의 실적 부진이 완화되는 추세가 지속돼야 코스피가 꾸준히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올해는 반도체 기업의 턴어라운드로 이익이 작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회복과 밸류업에 따른 재평가가 합쳐지면 한국 증시는 상승 동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3월을 전후로 이익 전망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개선 지속 시) 주요국보다 부진한 주가의 키 맞추기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좋아지려면 코스피 시총에서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2조50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분기 메모리가 흑자 전환한 후 고전 중인 비메모리의 사업성 강화가 필요하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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