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만난 정유주 ETN 한주새 17% 쑥

WTI 선물 5월물 80달러 돌파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업계가 한목소리로 원유 수요 강세를 예상하자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정유주 매수에 나섰다.

상품시장 투자자들은 오는 5월 시작될 미국 드라이빙 시즌에 따른 계절적인 수요 증가가 유가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면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을 매수하는 분위기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현지시간) 기준 뉴욕 상업거래소에서는 WTI 5월물 가격이 배럴당 80.58달러를 기록해 한 주간 4% 가까이 올랐다. 유가는 이달 13일부로 다시 8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정유주에 투자하는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상장지수펀드(티커 XLE) 시세가 한 주간 4% 가까이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따르는 SPDR S&P500 트러스트(SPY)와 나스닥100지수를 따르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1(QQQ) 상장지수펀드(ETF)는 같은 기간 각각 0.1%, 0.7% 떨어졌다.

한편 주요 정유주에 3배 레버리지로 베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라는 점에서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마이크로섹터스 US빅오일 인덱스 3X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NRGU)'은 17%가량 상승했다. NRGU는 기초 자산 대비 시세 변동폭이 3배인 고위험 상품이다.

월가에서는 유가 강세 전망을 근거로 정유주 강세 의견을 내고 있다. 데니스 키슬러 BOK파이낸셜 수석부사장은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부족해지고 있다"면서 "석유 정제마진도 매우 강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원자재 전략책임자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기조 대비 원유 수요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오는 5월까지 유가가 80달러대 후반으로 오를 것이며 6월까지 최고 90달러를 찍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유가는 단기 수요 증가를 앞두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오는 5월 메모리얼데이를 시작으로 '드라이빙 시즌'이 시작된다. 공휴일과 여름휴가, 방학기간 자동차 여행이 늘면서 휘발유 수요도 집중되는 시기다.

올해를 통틀어서도 원유 수요가 더 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수요가 하루 120만~130만배럴씩 증가할 것으로 봤다. 기존 전망(110만~120만배럴 증가)보다 많다.

[김인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