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특례대출에 … 노원·성북 거래 '쑥'
지난달 '9억 이하' 10건 거래
'구로 두산'도 13건으로 활기
"중저가 특례대출 효과 뚜렷"
서울 노원구에는 저가 노후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 있다. 그 안에서도 하계동·중계동 등보다 시세가 저렴한 월계동 내 '월계주공2단지'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1건도 매매되지 않았다. 아무리 거래가 꽁꽁 얼어붙은 시기라고 해도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치고는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 단지는 1월에만 매매 거래가 5건, 2월에는 8건 이뤄졌다. 아직 신고 기간이 많이 남은 3월에도 벌써 매매계약 2건이 신고됐다. 이는 월계주공2단지뿐만이 아니다. 중계동에 있는 중계그린1단지(3481가구)는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이지만 지난해 12월 거래 건수는 딱 1건에 그쳤다.
그러던 이 단지는 올해 들어 1월에만 8건, 2월부터 현재까지 9건의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들 단지의 공통점은 단지 내 모든 평형이 시세 9억원 이하라는 점이다. 올해 1월 말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신생아특례대출이 시행된 올해 들어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이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특히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린 곳부터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생아특례대출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월 이후 현재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9억원 이하 아파트 계약 건수는 1567건으로, 전체(2762건)에서 56.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55.9%)보다 1%포인트 이상 오른 수치다. 거래 건수를 보면 변화가 더욱 실감된다.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1038건, 올해 1월 1430건, 2월 이후 1567건 거래됐다. 매매계약 등록 신고 기한(30일)을 고려하면 2월 이후 거래 건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생아특례대출은 지난 1월 29일부터 신청을 받았으나 그 전에 체결한 계약이어도 잔금을 내지 않았으면 신청할 수 있어 1월 계약 건수에 영향을 많이 미쳤을 것이라는 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설명이다.
구별로는 노원구가 392건으로 9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가 가장 많았다. 이어 구로구(248건), 성북구(246건), 강서구(201건) 등에서도 9억원 이하 아파트가 집중 거래됐다.
구로구에서는 구로동 구로두산아파트(1285가구)가 가장 많이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매매계약이 단 2건뿐이었으나 올해 1월 7건, 2월 이후로는 13건이 거래됐다. 구로두산아파트는 올해 들어 서울 9억원 이하 주택이 가장 많이 거래된 단지로 집계됐다.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 있어 2·3월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성북구에서는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가 올해 들어서만 9억원 이하가 18건 거래됐고, 길음동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1634가구)도 9억원 이하 거래가 13건 있었다.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 역시 지난해 12월 한 달간 거래가 뚝 끊겼던 곳이다. 강서구에서는 가양6단지(1467가구)가 지난해 12월 단 2건에서 올해 10건으로 거래량이 확대되고 있다.
도봉구(187건), 동대문구(175건), 은평구(174건), 관악구(153건), 중랑구(145건), 양천구(136건), 영등포구(121건), 서대문구(119건), 강동구(114건), 동작구(109건) 등이 뒤를 이었다. 도봉구에서는 쌍문동 삼익세라믹(1541가구), 동대문구에서는 휘경동 주공2단지(800가구)가 각각 14가구, 8가구 매매되며 활발히 거래됐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에서도 중저가 매수시장을 중심으로 신생아특례대출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거래량을 반등시키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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