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딸 김주애 보도에 등장한 ‘향도’···후계자 굳히기일까?
“향도의 위대한분들께서 …” 등장
북한 관영 매체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온실공장 준공식 참석 사실을 보도하면서 ‘향도의 위대한 분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이끌어나간다’는 의미의 ‘향도’는 주로 지도자를 지칭하는 데 사용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6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딸 주애와 평양 인근에 조성된 강동종합온실 준공 및 조업식에 참석해 건설에 참석한 장병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함경북도 중평온실농장(2019년 완공),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2022년 완공)에 이은 세 번째 현대식 온실농장인 강동종합온실은 인민군 강동 비행장을 밀어낸 자리에 만들어졌다.
북한 매체는 “김정은 동지께서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준공 및 조업식장에 도착”했다고 딸 주애 동행을 전했고, 이어 “향도의 위대한분들께서 당과 정부, 군부의 간부들과 함께 강동종합온실을 돌아보시었다”고 보도했다. 복수형태로 넣었다는 점에서 주애에게 김 위원장과 같은 ‘향도’ 표현을 붙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향도는 ‘혁명투쟁에서 나아갈 앞길을 밝혀주고 승리의 한길로 이끌어나가는 것’을 뜻한다. ‘위대한 향도자 김정은 동지’, ‘당 중앙의 향도 아래’ 같이 주로 최고 지도자에 붙여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향도의 위대한 분들’이라는 표현이 김정은 위원장과 김주애를 지칭한다면 김주애를 향도자 반열에 올리는 첫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주애를 직접 지칭하거나 이름도 거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표현 자체보다는 강동이라는 상징적 장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7일 통화에서 “(온실농장이 있는) 강동군은 김일성 시대부터 농촌 개발의 전범으로 평양에 채소와 곡물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지역”이라면서 “상징적 장소에 김주애를 동행하고 그간 군사 분야에 집중되던 공개 활동의 폭을 넓혔다는 부분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홍 수석연구원은 “김주애의 공식 활동 영역을 넓힘으로써 의도적으로 후계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김주애는 김 위원장의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 지도에도 동행했다. 초소에서 김주애가 쌍안경으로 훈련 모습을 살피고 옆에서 김 위원장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군 장교들의 경례를 부녀가 함께 받는 모습 등이 매체를 통해 공개됐다.
최근 김 위원장은 서부지구 작전훈련 기지 훈련(6일), 포사격 훈련(7일), 신형 탱크 동원한 전차부대 훈련(13일) 등을 연달아 지도했는데, 일련의 훈련 시찰 현장에 딸 주애를 데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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