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오피스텔 월세…그래도 ‘사겠다’는 사람 없는 이유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면서 오피스텔 월세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오피스텔 매매 시장엔 여전히 찬바람이 감돈다. 아파트 대비 유리했던 세제 혜택은 사라진 반면, 아파트만큼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0.14를 기록하며 2018년 1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9개월 연속 오름세다. 특히 서울의 오피스텔 월세 상승 폭은 0.21%로, 전달(0.09%)의 두 배가 넘었다.
반면 2월 전국 오피스텔의 매매가격 지수는 99.71로, 전달 대비 0.15% 내렸다. 2022년 7월(-0.03%) 이후 20개월 연속 내림세다. 서울(-0.07%)을 포함해 수도권(-0.13%), 지방(-0.20%) 등 모든 지역에서 매매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도심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단독주택이나 빌라보다 깔끔해 1~2인 가구·청년층 선호도가 높지만,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갭)가 크고 환금성은 떨어져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은 고정적인 월세 수입을 만들고 싶은 유주택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서울 오피스텔 1500실을 표본 조사한 결과, 오피스텔 거주 가구의 82.9%는 임차인이었고, 69.1%가 20~30대였다. 1~2인 가구 비율은 92.2%에 달했다.
그러나 집값 과열기였던 2020년 8월,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하는 규제가 도입되면서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도가 급감했다. 당시만 해도 오피스텔은 강도 높은 다주택 중과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인기가 높았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오피스텔에도 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의 세금이 부과되기 시작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 후 임대소득을 받을 작정으로 6억 원대 오피스텔을 매입했다는 A씨는 “취득세는 상업용 건물이라며 아파트의 4배 넘게 냈지만, 종부세는 아파트와 동일한 금액이 부과됐다”며 “‘세금 폭탄’이 예상돼 뒤늦게 업무시설로 변경했지만 부가세 환급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2022년 하반기부터 예금 금리까지 오르자 오피스텔의 투자 수요는 더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오피스텔 수익률은 5.28%인데, 리스크가 제로에 가까운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를 웃도는 상황이라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도는 높지 않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매매 시장이 단기간 내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월세가 올랐다곤 해도 소폭 상승에 그친 데다, 대출 금리가 워낙 높다 보니 대출금리 이상을 월세로 회수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학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도 “오피스텔 수익률이 올라간 건 월세 상승 폭보다 매매가 하락 폭이 더 커서 생긴 착시효과”라며 “차라리 환금성이 좋은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다주택자로서도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https://m.khan.co.kr/economy/real_estate/article/202403121609001#c2b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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