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끌고 가듯 질질…北 ‘교양 단계’ 끝났다며 가차 없이 총 쏴”

정지혜 2024. 3. 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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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하고 쏘니까 맞고서 쩔뚝쩔뚝하지. 할튼 질질질질 미친개 끌고 가듯이 끌고 가더라고. 내가 그때 보고 이야. 이제는 그 놈(군인들)들도 말하는게 교양단계는 끝났다. 그저 위에서 하라는 대로 그저 가차없이 쏴가지고 영내에 들어서게 되면 무조건 발사하라는 그거단 말이에요."

지난해 해상으로 탈북한 김모씨가 촬영한 황해남도 출신 한 방랑자(북한에서 일정한 거주지 없이 먹을 것을 찾아 떠도는 북한인)와의 대화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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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하고 쏘니까 맞고서 쩔뚝쩔뚝하지. 할튼 질질질질 미친개 끌고 가듯이 끌고 가더라고. 내가 그때 보고 이야…. 이제는 그 놈(군인들)들도 말하는게 교양단계는 끝났다. 그저 위에서 하라는 대로 그저 가차없이 쏴가지고 영내에 들어서게 되면 무조건 발사하라는 그거단 말이에요.”

지난해 해상으로 탈북한 김모씨가 촬영한 황해남도 출신 한 방랑자(북한에서 일정한 거주지 없이 먹을 것을 찾아 떠도는 북한인)와의 대화 일부다. 지난해 2월 녹화된 이 영상에서 방랑자는 자신이 목격한 북한의 참상 중 한 장면을 이렇게 떠올렸다. 황해남도 청단군 양화리에서 해안경비대가 바다로 게잡이 나가는 이를 총으로 쏴 다리를 맞혔다고 했다.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에서 북한 주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2023년의 황해도에는 하루가 넘게 배고파 쓰러져 있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방랑자는 “동냥은 못 줄망정 조폭은 되지 말라고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못 살다보니까 사정 없다”며 “군대 그놈들도 무조건 내리 밟는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5차 유엔 인권이사회 기간 중 북한 인권 관련 부대행사 때 탈북민 김씨의 발표 전 상영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 문제로 불발됐다. 

해당 부대행사는 ‘북한 주민을 위한 새로운 여명을 향해’라는 제목으로 전세계 100개국 500여개 단체를 대표하는 20개 시민사회단체가 열었다.

이 글로벌 연합에는 정의책임센터(Center for Justice and Accountability), 세계기독교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세계보호책임센터(Global Centre for the Responsibility to Protect), 글로벌 권리 준수(Global Rights Compliance), 한보이스(HanVoice),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 근절을 위한 국제연합(International Coalition to Stop Crimes Against Humanity in North Korea) 등을 비롯해 국제인권연맹, 한국전쟁 국군포로 가족협회, 북한의 자유, 물망초, 북한민주주의와 인권네트워크, 성공적인 한반도 통일을 위한 사람들, 디딤돌, 써니픽처스, 씽크, 전환기정의워킹그룹, 통일아카데미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행사는 2014년 북한 인권 유엔 조사위원회(COI)가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와 잔학 행위를 상세히 기술한 획기적인 보고서 발간 이후 10년간의 변화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주최측에 따르면 여러 유엔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보고서는 이동과 표현의 자유, 식량 및 생필품에 대한 접근과 관련해 상황이 악화됐음을 강조하고 있다.

행사에서는 COI 보고서 이후 북한의 인권 상황에 영향을 미친 새로운 요소로 김정은 집권 시기, 인권과 무기 개발의 연관성, 코로나19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코로나19 대응으로 국경을 폐쇄한 세계 최초의 국가로서 북한 정부는 북부 국경에 ‘조준 사격’ 명령을 내리는 등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필요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때 국가를 봉쇄하며 북한은 새로운 울타리와 초소를 설치하고, 엄격한 규칙 집행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해외 언론 접촉, 타국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가혹한 처벌을 가했다.

주최측은 “이 행사에서 북한의 현재 인권 상황에 대한 탈북민 두 명의 증언, 인권 침해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우선순위 및 제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며 “인권 침해에 대한 기존의 책임 매커니즘과 정의를 위한 새로운 길을 강화하는 다양한 전략을 탐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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