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머스크, 비밀리에 전 지구 위성 감시망 구축”

박병수 기자 2024. 3. 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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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X)가 미국 정부와 2조원이 넘는 비밀계약을 맺고 정찰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페이스엑스와 미국 국방부 산하의 국가정찰국(NRO)은 지난 2021년 18억달러(2조4천억원) 규모의 관련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 스페이스엑스는 스타실드(starshield) 사업부를 통해 정찰위성 수백기를 우주 궤도에 띄워 전 지구를 대상으로 광범한 정찰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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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통신 보도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이 지난달 14일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발사장에서 발사되어 날아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X)가 미국 정부와 2조원이 넘는 비밀계약을 맺고 정찰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6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스페이스엑스와 미국 국방부 산하의 국가정찰국(NRO)은 지난 2021년 18억달러(2조4천억원) 규모의 관련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 스페이스엑스는 스타실드(starshield) 사업부를 통해 정찰위성 수백기를 우주 궤도에 띄워 전 지구를 대상으로 광범한 정찰망을 구축하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지난달 미국 정부가 18억달러 규모의 스타실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보도했지만, 계약 당사자나 계약 목적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하진 않았다.

스페이스엑스는 이번 사업을 위해 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 처리 능력을 갖춘 저궤도 정찰위성 수백기를 위성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이렇게 올려진 위성들은 군집을 이뤄 위성 간에, 또 지상 통제소와 정보를 주고받으며 전 지구상의 지역을 빈틈없이 정찰하게 된다. 특히, 대형 위성이 아니라 새롭게 중·소형 위성을 대규모로 띄워 지상의 감시망을 더 촘촘히 하면서 관련 비용은 줄인다는 구상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미국 군 당국과 정보 당국은 지구상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잠재적인 목표물을 거의 실시간 감시하고 추적하는 일이 가능하게 된다. 한 소식통은 “이제 아무도 숨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는 2022년 12월 스타실드 사업 내용을 공개하면서 미국 정부를 위해 지상 관측과 보안 통신, 데이터 수집, 장비 운반 임무를 맡아 한다고는 설명한 바 있다. 스페이스엑스는 2020년 이후 이를 위한 프로토타입(시제품) 위성 10여기를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 정부의 위성 데이터베이스를 보면, 스페이스엑스가 로켓 발사를 통해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게 확인된다.

그러나 이런 정찰위성 네트워크 구축 사업이 언제 완성될지, 또 미국 정부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들이 관여하는지, 스페이스엑스 말고 또 어떤 기업이 참여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한 답변 요청을 거부했으며, 국가정찰국은 “가장 능력 있고 다양하며 유연한 우주기반 정보, 정찰, 감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 정찰위성 네트워크는 스페이스엑스의 또 다른 군집 위성 네트워크인 스타링크와 별도로 구축된다. 스타링크는 소형 통신위성 5500기를 띄워 전 지구를 실시간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스페이스엑스의 상업용 통신 위성망이다. 스페이스엑스는 러시아군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에 이 스타링크 통신망을 제공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엔 갑자기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 통신망을 일시 차단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국이 이런 정찰위성 구축 작업에 나선 것은 우주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려는 국제적 경쟁이 격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도 이미 자체적으로 중·소형 위성을 한꺼번에 궤도에 올려 운용하는 군집 위성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도 최근 이들 군사위성을 파괴할 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경고음이 미국 정보당국에서 나온 바 있다.

이번 사업을 담당하는 미국의 국가정찰국은 1992년 존재가 공개됐으며, 미국 우주군과 중앙정보국(CIA)에서 요원들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찰국은 지난해 4월 오는 2033년까지 정찰위성 수를 기존보다 4배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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