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회고록서 마라도나에 “어느 쪽이 죄 지은 손이냐”

조기원 기자 2024. 3. 1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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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생 시절 삼촌 결혼식에서 만난 한 여인에게 매료됐다. 그는 너무나 아름답고 영리해서 머리가 핑 돌 정도였다. 일주일 동안 그 여인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기도하기가 어려웠다."

즉위 11주년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고록 '인생: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에서 여인과 축구에 매료됐던 젊은 시절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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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회고록 펴내
“신학생 시절 한 여인에게 매료”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바티칸 어린이 병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신학생 시절 삼촌 결혼식에서 만난 한 여인에게 매료됐다. 그는 너무나 아름답고 영리해서 머리가 핑 돌 정도였다. 일주일 동안 그 여인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기도하기가 어려웠다.”

즉위 11주년을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고록 ‘인생: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에서 여인과 축구에 매료됐던 젊은 시절에 대해 이야기했다. 16일 아에프페(AFP) 통신은 곧 출판될 예정인 이 책 원고 일부를 입수해 보도했다. 올해 87살인 교황은 이 책에서 이탈리아 언론인 파비오 마르케스 라고나와의 인터뷰에서 여인에게 매료됐던 당시를 회고하며 “다행스럽게도 그 시기는 지나갔고 나는 내 몸과 마음을 내 소명에 헌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이 털어놓은 또다른 사랑의 대상은 축구였다. 특히,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고국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끈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한 장 전체가 할애됐다. 교황은 “몇 년 전 바티칸에서 마라도나를 만났을 때 농담 삼아 ‘어느 쪽이 죄지은 손이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때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손으로 결승골을 넣은 뒤 ‘신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초부터 가톨릭의 개혁을 추진해 보수파가 반발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승인한 일이 대표적이다. 교황은 자신을 모욕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되도록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에 대해 말하고 쓰인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면 매주 심리학자의 상담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자 베네딕토16세처럼 생전 사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임을 생각할 만큼 (건강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베네딕토16세는 지난 2013년 건강 문제를 이유로 사임했는데, 교황이 생전에 물러난 사례는 1415년 그레고리 12세의 사임 이후 처음이었다.

교황은 아르헨티나 군사 독재 시절인 1973년부터 1979년까지 예수회 아르헨티나관구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군사독재 종식 뒤 일부에선 그가 정권의 인권유린을 묵인하는 등 군사 정권의 협조자였다고 주장했지만, 교황은 이를 부인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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