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왕서방` 침공에 쿠팡·G마켓·큐텐 `직구` 반격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테무가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는 가운데, 쿠팡·G마켓·큐텐 등 중국 외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로 점유율 방어를 위한 '마지노선'을 구축한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미 집행했거나 투자 예정을 밝힌 자금 규모만 이미 13조원에 이른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227조원대에 이르고, JP모건은 국내 시장이 2026년에 30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판세를 흔들고 있는 주역은 바로 알리다.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첫 발을 뗀 알리는 직구를 넘어 CJ제일제당 등 한국 셀러를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상품 영역도 가공·신선식품까지 확대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월간 사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355만명)과 비교하면 1년 새 130%가량 늘어난 것이다.
알리는 종합몰 이용자 수 순위에서도 11번가(736만명)를 제치고 2위까지 오르면서 쿠팡(3010만명)을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 역시 7개월 만에 58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종합몰 이용자 순위 4위로 도약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국내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한국에서만 3년간 11억달러(1조4471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을 내놓았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17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외에 탄탄한 물류 인프라, 서비스에 필요한 고도의 정보기술(IT),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 성향, 구매력 있는 인구 등 여러 요인이 매력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일각에서는 K-푸드·뷰티 등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상품을 알리의 글로벌 플랫폼에 탑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의 이 같은 공세에 가장 긴장하는 곳은 업계 1위인 쿠팡이다. 와이즈앱 기준으로 쿠팡은 1년 새 이용자 수를 단 57만명 밖에 못 늘렸다. 같은기간 알리익스프레스는 463만명, 테무는 581만명의 신규 이용자를 확보했다.
다른 국내 이커머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21년 신세계그룹이 3조50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G마켓은 2022~2023년 2년 연속 손실을 기록했고, 신세계 계열 SSG닷컴도 2019년 1조원을 투자받았지만, 지난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8년 5000억원을 투자받은 11번가 역시 기업공개(IPO)에 실패하면서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 특화 플랫폼인 컬리 역시 2015년 출범 이후 약 1조원을 투자받았지만, 아직까지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쿠팡과 지마켓 등은 알리 등에 맞서 직구와 역직구 등 해외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G마켓은 오는 20일 중국 선전에서 현지 셀러들을 초대해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직구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작업이다.
또 역직구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에는 몽골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한국 상품 판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이달 30만개의 G마켓 상품을 소개하면서 그 숫자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쿠팡 역시 2022년 10월 대만에 로켓직구·로켓배송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대만 현지에 2곳의 대형 통합물류센터를 마련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3호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현지 셀러 배송 업무를 책임지는 로켓그로스를 지난해 하반기 도입했고, 우수 셀러를 모집하는 순회 설명회를 열고 있다.
싱가포르 기반의 글로벌 이커머스 큐텐 역시 최근 북미 기반의 글로벌 쇼핑 플랫폼 '위시(Wish)'를 2300억원에 인수하고, 자회사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연동해 직구·역직구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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