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美, 韓보다 AI투자액 44배 많아… 효율적 투자 필요"

인공지능(AI) 기술이 IT업종뿐 아니라 모빌리티 등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선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인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7일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디지털 헬스 등 4개 분야의 기술 트렌드를 분석한 '우리 기업이 주목할 만한 2024년 글로벌 기술 트렌드 전망: AI Everywhere All at Once'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모빌리티·로봇·헬스케어 등 전 산업군에 생성형 AI가 활용되고 있고, 제품 탑재형 AI 기술 혁신과 이에 따른 AI 칩셋 시장도 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AI는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경제 성장률의 재도약을 가져오는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AI는 하나의 산업 카테고리가 아닌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메가트렌드로서 전기와 같은 범용기술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방식과 달리 클라우드나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제품 탑재형 AI가 각광받고 있으며, 구글·MS·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자체 AI 반도체 개발 선언에 따라 AI 칩셋 전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의 경우 AI 도입이 노동 생산성을 연간 1.5% 향상시켜 세계 경제 성장률을 7%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또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2013~2022년 기준 한국의 민간 부문 AI 투자 누적액은 56억달러로 세계 9위이며, 1위 국가인 미국(2489억달러)와 약 44배의 격차를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이 AI 분야의 후발주자인 만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선점해 나가고 있는 AI 기반 기술 분야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AI 밸류체인을 면밀히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투자 분야를 선정하고, 시장에 나와 있는 AI 기술과 도구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도 AI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지원 정책을 지속해야 하는 점도 들었다. 무협은 민간 차원의 AI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생 인공지능 캠프', '인공지능 최고경영자 과정' 등 인공지능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AI 외에도 모빌리티(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환), 지속가능성(친환경→수익 창출), 디지털헬스(개인별 맞춤화) 등 글로벌 기술 트렌드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전윤식 무협 수석연구원은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우리 기업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AI의 활용은 IT 기업만이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서도 적극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수출기업도 새로운 가치 창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도입과 기술 접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