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株, 미중 갈등에 뛰었지만… ‘낙수효과’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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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1~15일) 한화오션 주식은 19.73%(4450원) 오른 2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들은 2015년 이후 중국 정부 차원의 조선업 지원에 수십억달러가 투입되면서 중국이 조선 및 해양, 물류 산업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미국 선박과 해운사를 차별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조선사의 수주잔량 3861만CGT(31%)와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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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조선업까지 옮겨붙으면서 국내 조선 ‘빅3′ 주가가 지난주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지만, 그 효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1~15일) 한화오션 주식은 19.73%(4450원) 오른 2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도 각각 15.54%(1190원), 10.34%(1만1600원)의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0.5%(13.51포인트) 후퇴한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강했다.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한화오션은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50억원, 130억원 순매수했다. 삼성중공업은 외국인이 1010억원, 기관이 43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외국인 290억원, 기관 160억원 ‘사자’에 나섰다.
조선주(株) 주가가 강세였던 이유로 미국 정부의 중국 조선·해운사에 대한 반덤핑 조사 가능성이 꼽힌다. 전미철강노조(USW) 등은 지난 12일(현지시각)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의 조선업 및 해운·물류 분야 전반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2015년 이후 중국 정부 차원의 조선업 지원에 수십억달러가 투입되면서 중국이 조선 및 해양, 물류 산업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미국 선박과 해운사를 차별한다고 주장했다.
무역법 301조에 따라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청원 접수 후 45일 내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시장에서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조사 결과 반덤핑 등의 사실이 드러나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의 움직임이 실제 국내 조선사에 수혜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중국 조선사의 수주잔량(건조 예정량)은 6223만CGT(표준선 환산 톤수)로 전 세계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의 수주잔량 3861만CGT(31%)와 격차가 크다. 중국 조선사에 곧바로 발주를 중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선박 발주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도 크지 않다. 한국 수주잔량 가운데 2%만 미국 선주와의 계약 건이고, 현재도 중국에 선박을 발주하는 미국 회사는 거의 없어서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앞으로 건조되는 중국산 선박의 미국 입항 시 항만 사용료 또는 벌과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면, 화주나 선주들이 중국산 선박을 선호하지 않아 한국이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너무 앞서 나간 생각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실제 반덤핑 조사에 나서는지, 또 어느 정도의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중국 조선소로 발주를 중단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미국 정부의 중국 조선사 제재로 중국 조선사의 원가 경쟁력이 훼손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사의 슬롯(선박 건조 공간) 가치가 높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상선보다 방산 분야 협력에 더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해군성 장관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등을 방문해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서 HD현대그룹 부회장도 MRO 사업 등을 위해 다음달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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