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숨막히는 공방…승자는 어디? [고려아연 張 vs 崔①]

유희석 기자 2024. 3.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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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을 예고한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17일 고려아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 일가가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은 31.54%다.

반면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 측 지분은 15.90%에 그쳤다.

표 대결에서 최 씨 측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최 회장이 확보한 우호지분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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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동업 관계인 영풍 장형진 고문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오는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표 대결을 예고한 영풍 장씨 일가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75년간 동업해 온 두 집안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양보 없는 싸움을 진행 중이다.

양측 지분율이 엇비슷해 승자를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기보다 주요 안건마다 팽팽한 표 대결이 이어질 전망이다.

팽팽한 지분 대결

17일 고려아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등 장씨 일가가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은 31.54%다.

반면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 측 지분은 15.90%에 그쳤다. 표 대결에서 최 씨 측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최 회장이 확보한 우호지분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 회장은 최근 자사주 교환이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현대차, LG, 한화 등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했다.

현대차그룹 미국 법인인 HMG글로벌, 한화, LG화학, 한국투자증권 등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은 17%를 넘는다. 최씨 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과 이 우호 지분을 합하면 33% 이상으로 장씨 일가 측 지분을 앞선다.

그렇다고 장씨 일가 측이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씨케이, 에이치씨, 테라닉스 등 주요 계열사를 동원해 장내에서 고려아연 주식 6만주 이상을 사들여 지분 0.31%를 추가로 확보했다.

여기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지분까지 합하면 현재 장씨와 최씨는 각각 33~34% 지분으로 서로 엇비슷한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은 장씨와 최씨 싸움에 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지분 7.49%를 가진 국민연금은 지난 13일 투자 목적을 경영 개입이 가능한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하며 이번 표 대결에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서울=뉴시스] 영풍과 고려아연이 모두 사옥으로 쓰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풍빌딩 전경. (사진=영풍 제공) 2023.03.1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쟁점은 배당과 정관 변경

이번 고려아연 주총의 핵심 쟁점은 배당과 제3자 유상증자 대상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이다.

우선 고려아연은 주당 5000원의 결산배당 안건을 올렸으나, 영풍은 주당 1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영풍은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이유로 고려아연이 추진하는 제3자 배정 신주 발행 정관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

배당 부분에서는 영풍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배당을 늘리자는 영풍 주장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말 고려아연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규모는 3000억원, 단기 투자자산은 약 1조2000억원"이라며 "영풍이 제안한 주당 1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며 배당 확대를 권고했다.

반면 제3자 유상증자 관련 정관 변경 안건 표 대결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중에서도 글래스루이스도 정관 변경에 찬성 의견을 냈지만, ISS는 이를 반대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글래스루이스, ISS, 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한국 ESG연구소 등 대부분의 의결권 자문사들이 배당에 대해 고려아연 원안에 찬성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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