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부겸 `노무현 비하` 양문석 놓고 정면충돌...박용진 공천도 대립

안소현 2024. 3. 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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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불거진 양문석 후보 공천과 박용진 의원의 공천 승계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그는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 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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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석 후보.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불거진 양문석 후보 공천과 박용진 의원의 공천 승계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이끄는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파열음을 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양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양 후보를 두둔했다. 그는 경기 하남시 신장시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라고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저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며 "제 욕 많이 하시라. 뭐라고 안 한다. 우리는 막 물어뜯겨도 된다. 물어뜯는 것도 재미 아니냐.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고 했다. 정세균 노무현 재단이사장이 조치를 요구했지만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심야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양 후보에 대해 "정치인이 정치인에 대해 말하는 게 무슨 문제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고위는 양 후보의 경기 안산갑 공천을 의결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양문석, 김우영 등 막말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다시 한번 검증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도태우,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고, 장예찬 후보까지 공천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이런 부분에서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사장이기에 앞서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 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조 친노'로 분당갑 공천을 받은 이광재 후보 측도 긴급 메시지를 내고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며 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양 후보는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글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박용진 의원 공천도 논란거리다. 김 위원장은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과연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정 전 총리도 지도부에 박 의원을 강북을에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의 문제가 아니"라며 "차점자가 우승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바보스럽지만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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