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에 韓 반사수혜 …조선株 '껑충'[펀드와치]
미중 무역갈등에 韓 조선업 수혜 전망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반도체·전기차 등에 이어 조선업까지 옮겨붙으면서 국내 조선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갈등의 반사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 조선 기업을 담고 있는 펀드가 최근 한 주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조선업으로 번진 미·중 갈등…관련 ETF 수익률↑
1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액(클래스 합산)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최근 일주일(3월 8일~1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중공업’ 상장지수펀드(ETF)가 일주일간 11.26% 오르면서 주간 수익률 1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TIGER 200 중공업은 지난 15일 기준 두산에너빌리티(034020)를 20.43% 규모로 담고 있다. 삼성중공업(010140)과 HD한국조선해양(009540)도 각각 15.58%, 14.54% 담았고, 한화오션(042660)과 현대미포조선(010620)도 각각 7.14%, 3.87%의 비중으로 구성했다. 같은 조선 기업을 주로 담은 신한자산운용의 ‘SOL조선TOP3플러스’ ETF도 10.78%로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SOL조선TOP3플러스는 삼성중공업을 22.28%, HD한국조선해양 20.80%, 한화오션을 20.15%의 비중으로 구성하고 있다.
조선 업종이 강세를 나타낸 것은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의 조선·해운사에 대해 조사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전미철강노조(USW) 등 5개 노동조합이 중국의 조선·해운 물류 산업 내 불공정 관행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노동조합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 국내 조선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중국 조선사를 제재할 경우 중국 조선사의 원가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며 “한국 조선사의 슬롯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주 관련 펀드 이외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와 KB자산운용의 ‘KB 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ETF가 각각 9.83%, 9.50%의 수익률을 올리며 뒤를 이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 코스닥 두 배로’ 펀드가 9.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예상치 상회한 美 물가지표…글로벌 증시 약세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84%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등이 논의됨에 따라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 종목 등 ‘밸류업 테마’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지수가 상승했다. 다만, 예상치를 웃돈 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에 따라 경계심이 남아 상승 폭에는 제한이 있었다. 코스닥은 미국의 반도체주의 약세에 따라 반도체주 중심으로 하락했으나 제약·바이오주가 강세를 보이며 낙폭이 제한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주간 수익률은 0.26%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수익률이 3.19%로 가장 높았다. 섹터별로는 기초소재섹터가 2.27%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개별 상품 중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항셍테크 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이 14.30%로 가장 높았다.
한 주간 글로벌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S&P 500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2월 PPI도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물가 우려로 인해 하락했다. 특히 미국 AI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가 하락세를 보였다. 닛케이(NIKKEI) 225는 미국의 생산자물가의 조정으로 인해 매도세가 이어졌으며, 유로스톡스(EURO STOXX) 50 역시 PPI 영향을 받아 국채 금리 상승과 투자심리 악화로 하락했다. 상해종합지수에서는 부동산 개발사 비구이위안이 연내 위안화 채권 이자 지급에 실패했다는 보도에 부동산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한 주간 국내 채권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채의 금리상승과 한국은행의 15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로 인해 약세를 나타냈으나 레포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그 영향은 제한됐다.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전주 대비 1696억원 감소한 19조6329억원으로 집계됐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1861억원 증가한 21조7824억원, 머니마켓펀드(MMF)의 설정액은 9835억원 줄어든 188조149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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