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고객사 요구 반영 '하이브리드 렌즈'로 전장시장 잡을 것"
글라스·플라스틱 장점 합치고 단점은 보완
맺힌 물방울 금방 날리고 눈 쌓여도 끄떡
"기술은 충분…고객 원할 때 언제든 공급"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기술은 충분히 개발해놨습니다. ‘하이브리드 렌즈’로 고객사 니즈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곽형찬 삼성전기 전장광학팀장 상무는 14일 서울 중구에서 자사 카메라 모듈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전장 고객사들이 원한다면 요구사항에 적합한 제품을 바로 공급할 수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곽 상무가 소개한 하이브리드 렌즈는 기존 글라스(유리) 렌즈와 플라스틱 렌즈의 장점을 살린 제품이다. 글라스 렌즈는 표면이 강해 흠집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깨지기 쉽고 가격이 비싸다. 플라스틱 렌즈는 가볍고 싸지만 온도에 따라 팽창하거나 수축하는 등 변형 우려가 있어 카메라 성능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기는 유리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단점은 플라스틱으로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개발했다.
최고 성능의 발수 코팅 성능도 강점이다. 자동차용 카메라에 물방울이 계속 남아 있으면 차선 변경, 움직임 감지 등 주행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차량용 카메라는 렌즈에 맺힌 물방울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게 경쟁력이다.
삼성전기(009150)가 개발한 발수 코팅 기술은 물방울이 렌즈에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한다. 접촉 면적이 넓어지면 물방울이 렌즈 위에 그대로 퍼지면서 물방울이 쉽게 날아가기 어려워진다. 삼성전기 제품은 발수각을 최대화해 물방울이 렌즈 접촉면을 좁히고 물방울이 쉽게 날아갈 수 있게 했다.
코팅의 내구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발수 코팅은 햇빛이나 자외선에 노출되면 마모된다. 그러나 삼성전기가 자체 개발 재료기술로 코팅한 발수 코팅 렌즈는 기존 시장에 있는 제품보다 수명이 6배 이상 길다. 흙먼지나 주차 시 긁힘 등에 의한 마모가 되지 않도록 유지하는 성능은 약 1.5배 이상 좋다.
삼성전기는 이 제품에 히팅 성능까지 도입해 눈, 성에 등이 맺혀도 1분 이내에 녹일 수 있도록 했다. 렌즈를 바로 데워 눈·성에를 빠르게 제거하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기술 역시 적용해 소모전류를 최소화했다. 자동차는 극저온에서도 달려야 하는 만큼 렌즈를 가리는 눈·성에를 빠르게 제거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전장용 카메라 제품 최초로 조리개를 적용한 것도 삼성전기 제품의 특징이다. 조리개는 렌즈를 통과하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다. 조리개 직경을 넓히면 더 많은 빛을 들여 어두운 환경에서 밝게 볼 수 있고 빛이 많은 밝은 환경에서는 조리개 직경을 좁혀 눈부심 없이 사물을 명확히 볼 수 있도록 한다.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에 탑재한 조리개는 대부분 실온에서 작동하지만 전장용의 경우 영하 40도, 영상 50도 등 가혹한 환경에서도 이상 없이 작동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핵심부품의 내재화 및 독자적인 기구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전장용 카메라 모듈에서도 조리개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삼성전기는 이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연내 양산하고 전장시장에서의 보폭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카메라를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삼고 적극 육성 중이다. 업계에선 삼성전기의 전장용 카메라 제품 매출 비중이 지난해 10% 초반에서 내년 24%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로 자동차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차량 한 대에 탑재하는 카메라가 늘어나는 만큼 미래가 유망하다는 게 삼성전기의 판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콘세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억달러에서 오는 2030년 85억달러로 연평균 약 13.8% 성장할 전망이다.
곽 상무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전장용 카메라는 차량 한 대에 많은 수가 들어가는 만큼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는 전장 외에 카메라가 필요한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로봇이다. 로봇에는 사물을 인식하기 위한 카메라가 다수 필요하다. 곽 상무는 “차량 이후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를 검토하고 있다”며 “신기술을 접목한 카메라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keynew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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