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식투자자 9년래 첫 감소…“코인 계좌는 늘었네”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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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주식투자자 규모가 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흐름과 달리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계좌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자가 이탈한 배경에는 경제활동인구수 대비 주식투자자 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진 데다 고금리,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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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거래소 계좌 수 107만개 넘게 증가
주식투자 선호도 낮아져…13.3%→8.7%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지난해 국내 주식투자자 규모가 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흐름과 달리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계좌 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자가 이탈한 배경에는 경제활동인구수 대비 주식투자자 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진 데다 고금리,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 미 금융당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을 앞두면서 가상자산으로 '머니 무브'가 나타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스권' 증시에 지쳐버린 동학개미=17일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3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2602개의 주식 소유자(중복소유자 제외)는 1416만명으로 집계, 전년대비 1.7%(25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소유가 규모가 감소한 건2014년 이후 처음이다. 12월 결산 상장법인 수는 2602개사로 3.7%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소유종목은 5.98종목으로 2.2% 늘었으며, 1인당 평균 소유주식수는 8014주로 4.2% 확대됐다. 소유자를 형태별로 보면 개인이 1403만명(99.1%)으로 대다수였고 나머지는 법인(5만2000명·0.4%)과 외국인(2만9000명·0.2%)이 차지했다. 소유주식수는 개인이 575억주(50.7%)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법인(415억주·36.6%)과 외국인(139억주·12.2%)이 이었다.
주식 투자 선호도도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살펴보면, 금융자산 투자 수단으로 주식을 선호하는 답변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선호 응답률은 팬데믹 기간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2020년 6.2%에서 2022년 13.3%까지 2배 가량 뛰었으나 지난해 8.7%로 내렸다. 특히 직접투자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주식(직접) 투자 비중은 11.6%에서 7.7%로 3.9%포인트 감소했다. ETF 등 수익증권(간접투자) 비중은 1.7%에서 1.1%로 소폭 내렸다.
▶코인거래소 계좌 600만개 돌파=이와 달리,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은행 실명확인 계좌 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금융감독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4대 거래소의 실명확인 계좌 수는 675만4934개로 전년 말 대비 18.9%(107만1853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536만4689개 ▷2022년 말 568만3081개 순으로 지난해 600만개를 돌파했다.
코인 투자 심리도 회복됐다. 투자 수요를 엿볼 수 있는 원화예치금 규모는 작년 말 4조원대를 회복했다. 원화 예치금 총액은 4조7948억원(코빗 미제출)으로 전년 말(3조6064억원) 대비 최소 33% 증가했다. 통상 코빗의 원화 예치금이 600억원 안팎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4조9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4대 거래소 원화 예치금은 2021년 말 7조8047억원이었으나 2022년 말 3조6000억원대까지 감소하다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는 올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가 투심 회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거래량이 올라가고 시장 관심도 커졌다”며 “신규 계좌 역시 거래량 동향과 관련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자산이 현물 ETF로 제도권 진입에 한발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오자 투자자도 일단 계좌를 만드는 등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현물ETF 출시에 머니무브 '본격화'=올 들어 국내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가상자산으로 향하는 '머니무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처음 7만 달러를 돌파한 뒤 연일 고점을 높이고 있다. 증시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4일 기준 53조4824억원으로, 지난 4일(57조8852억원)과 비교해 열흘 사이에 4조4000억원 이상 줄었다. 또 다른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1주일 새 2700억원이 빠져나갔다.
국내와 해외의 시세 차이를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도 최근 8%까지 벌어졌다. 그만큼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높다는 뜻으로 투자가 과열됐다는 얘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 14일 1년 11개월 만에 2700선을 넘어서더니 다음날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다시 2660대에 갇혔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직전일보다 1.91% 내린 2666.84에 거래를 마쳤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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