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비교하려 앱 10개 내려받아” 유명무실 비교 플랫폼, 왜?[머니뭐니]
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 흥행에도 소비자 불편 계속
5대 은행, ‘대출 고객 확보’와 ‘슈퍼앱’ 전략 사이서 갈등
대출 점유율 낮은 지방은행 등은 적극적 제휴 모색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원스톱’으로는 대출 비교가 안 되는데…”
올해부터 대출 갈아타기를 위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계대출 전반으로 확대된 가운데, ‘한 번’에 대출 비교를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은행권 대출 자산 과반을 보유한 주요 시중은행들의 플랫폼 입점률이 바닥을 기면서다.
이는 국책은행 등에서 대출비교플랫폼 제휴사를 대폭 늘리는 등 소비자 선택권 강화를 이어가는 움직임과 상반된다. 주요 은행들은 무차별적인 대출비교플랫폼 입점이 이루어질 경우, 자사 플랫폼 유입 수요가 줄어들어 ‘슈퍼앱’ 사업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를 시행하고 있는 대출비교플랫폼 중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전세 상품이 모두 입점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페이에서 국민은행을 제외한 4곳의 주담대 상품을, 카카오페이에서 우리은행을 제외한 4곳의 전세대출 상품을 중개하는 게 최대였다.
이는 대출비교플랫폼을 활용하더라도 한 번에 5대 은행의 상품을 비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신용대출의 경우 카카오페이에서 유일하게 5대 은행의 상품을 모두 중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주담대의 경우 플랫폼 입점 수가 은행당 평균 2.6개 수준으로 턱없이 부족했다.
예컨대 국민은행은 카카오페이 1곳에서만 주담대 상품 비교를 제공하고 있었다. 농협은행은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2곳, 우리은행도 핀다와 네이버페이 2곳에서만 상품 비교가 가능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주담대 상품은 각각 4곳의 플랫폼에서 비교가 가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손쉽게 대출을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의 불편이 더해지고 있다. 은행권 전반의 금리 비교를 위해서는 대출비교플랫폼 여러 곳에서 조회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출 갈아타기를 위해 대환대출 인프라를 이용한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0.1%포인트라도 아끼려다 보니 사실상 전체 은행권의 상품을 비교하기 전까지는, 눈앞에 금리가 최저 수준이라는 확신이 들 수가 없다”면서 “은행을 비롯한 애플리케이션 10여개를 다운받아 조회하고 나서야 전 은행권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소매영업이 5대 은행처럼 활성화되지 않은 국책은행이나 지방은행은 대출플랫폼 제휴를 확대해나가는 추세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7일부터 대출비교플랫폼 제휴사 3곳을 추가 선정하기 위한 입찰 공고에 나섰다. 현재 기업은행은 3곳의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상태로, 이르면 다음달부터 기업은행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제휴사가 6곳으로 늘어난다는 얘기다.
한 번에 3곳의 추가 제휴를 추진하는 광폭 행보에, 업계의 관심도 쏠린다. 현재 가장 많은 제휴사를 보유하고 있는 대출비교플랫폼 핀다 또한 이번 입찰 경쟁에 참전한다. 이밖에 뱅크샐러드와 핀크 등도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플랫폼 제휴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 시장에 적극 참여하면서도 가계대출 판매채널 다변화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지방은행들도 꾸준히 플랫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지방 거점 영업의 한계를 넘어 고객군을 넓힐 수 있는 데다, 자체 플랫폼 구축 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을 계열사로 둔 JB금융그룹은 핀다의 지분을 15% 인수하며, 협업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실상 은행권 가계대출 중 75%가량의 지분을 가진 5대 은행의 경우 입점 수수료와 고객 정보를 지급하면서까지 플랫폼에 입점할 유인이 부족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확대 시행으로 갈아타기 수요가 급증하며, 고객 확보를 위한 제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도상환수수료 현실화 정책이 실현되며, 향후 플랫폼을 통한 갈아타기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전략상 플랫폼 제휴를 쉽사리 선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5대 금융그룹은 각 계열사의 서비스를 모은 ‘슈퍼앱’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자사 플랫폼 유입 고객을 늘리는 게 주요 과제다. 특히 주 계열사인 은행 고객들이 타사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전반적인 이용자 수 감소가 우려된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 은행권 처음으로 자체 플랫폼 내에서 갈아타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환 수요가 늘어날수록 제휴사에 의존해야 하는 단점을 상쇄하면서도, 자체 유입 고객을 지키겠다는 시도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사 플랫폼 유입을 위한 각종 유인책을 마련하는 상황서, 주된 상품인 대출 고객이 타 플랫폼을 이용하게끔 하는 게 맞는 방향성인지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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