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CJ그룹과 물류센터도 손잡나...수도권 공실 활용할 듯
물류센터 공급 과잉으로 공실 많은 수도권 서부, 충청권 지역 물망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 위해 국내 파트너십 물류사 접촉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이 한국에 물류센터를 조성하겠다는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연내 2억달러를 투자해 약 18만㎡ 면적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FC)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인데, 물류센터 위치와 가동 시기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업계에선 알리가 올해 안에 국내에서 대형 풀필먼트센터를 가동하려면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는 방식보다 기존에 완공된 건물 중에서 공실을 활용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초대형 물류센터는 인허가 절차와 건설 기간을 고려할 때 적어도 2년은 필요해 연내 가동이 어렵고, 코로나 엔데믹 이후 물류센터 수요가 급감하면서 저렴한 공실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17일 "알리가 연내 국내에서 종합물류센터를 가동하려면 건물 신축 방식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공급 과잉으로 공실률이 높은 수도권 서부 지역이나 충청권에 지어진 물류창고를 사들여 내부에 풀필먼트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알리가 약 18만㎡라는 초기 물류센터 운영 규모를 밝힌 점에 주목한다. 이미 구축된 물류센터 중 조기 운용이 가능한 후보군을 압축했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서다. 실제로 인천, 여주, 이천 등엔 연면적 1만㎡ 이상 대형 물류센터 중 미가동 공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알스퀘어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말 기준 수도권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서부권(인천·시흥·광명·안산) 이 31.0%로 가장 높다. 남부권(화성·평택·안성) 공실률은 19.0%, 서북권(김포·파주·고양·부천) 공실률은 18.7%로 집계됐다. 임대료가 낮은 상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권역별로 2~5%대로 저온 물류센터보다 낮은 편이다.
지난해 3~4분기 인천 석남(연면적 9만524평), 용인(5만364평) 여주(3만9624평) 등에 대규모 물류센터가 신규 공급됐는데, 해당 지역도 알리가 물류센터 구축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류센터가 지역 주민들의 기피 시설로 신규 인허가가 어렵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 및 공사비 상승 등도 알리가 이미 완공된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요인이다.
알리의 풀필먼트센터 구축과 운영을 협력하는 국내 물류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물류 자회사(차이니아오)가 배편이나 항공편을 배정해 국내로 전달한다. 한국에 들어온 제품은 CJ대한통운이 국내 배송을 전담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네이버쇼핑을 비롯한 1100여개 이커머스 업체에 융합형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체별 특성에 맞춘 익일배송, 새벽 배송, 당일배송, 3시간 내 즉시 배송 서비스 등 다양한 솔루션을 확보했다.
최근 알리 K베뉴에서 국내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햇반, 비비고 만두 등 인기 제품 판매를 시작하며 우호도가 높아진 점도 양사의 물류센터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CJ대한통운 측은 "알리와 물류센터 구축을 협력하면 매출 증대 효과가 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롯데, 한진 등 물류사를 운영하는 대기업들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어 물동량이 많은 알리와의 파트너십에 관심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가 지난해부터 국내 여러 물류 파트너사와 접촉하고 있어 곧 공식 협력사를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알리바바 측은 파트너사 확정 여부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물류센터를 갖추고 중국산 제품을 직접 수입·유통하면 해외직구 방식으로 가능했던 초저가 제공 혜택이 반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알리가 해외직구가 아닌 정식 수입 절차를 밟게 되면 인증비 및 관세·부가세 부담으로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소비자가 개인 사용 목적으로 해외 플랫폼에서 직구하면 150달러 미만 제품은 비과세로 수입 판매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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