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산실에 삼성스토어…대만 MZ 놓고 애플과 '격돌'[현장]
'삼성스토어' 학생할인 최대 30% 제공…"젊은층 공략해 시장 확대"
(타이베이=뉴스1) 강태우 기자 = 서울에서 약 1400㎞ 떨어진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산실'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묘한 기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반도체 이야기가 아니다. 모바일 제품 잠재 고객층인 대만의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신경전이다.
8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공관(Gongguan)역 2번 출구로 나서자 'NTU'라고 적힌 푸른색 조형물과 대형 야자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이곳은 대만에서 가장 위상이 높은 '국립 타이완 대학교(NTU)'다. '불금'이었지만 교내에는 서울 따릉이와 같은 'Youbike(유바이크)'를 타고 바삐 움직이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지난 1928년 개교한 NTU는 현재 3만명 이상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캠퍼스 크기 역시 서울대학교와 맞먹는 수준이다. NTU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TSMC의 신입사원을 대거 배출하는 명문대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학내에 TSMC와 합작한 연구소가 존재할 뿐 아니라 입사를 위한 일종의 고시반도 있을 정도다. 'A쮜러부(A俱樂部·A클럽)'라고 불리는 TSMC 입시준비반은 대만 내 대학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임 중 하나다.
학식과 야자수 거리를 지나 중심부로 향하자 친숙한 상표가 눈에 띄었다. 바로 삼성전자(005930) 매장이었다. 매장 이름은 '삼성 타이완 대학캠퍼스 스토어(三星智慧館-台大校園門市)'로, 이곳은 삼성 스토어 가운데 최초로 대만 대학캠퍼스에 생긴 매장이다. 지난 2022년 문을 열었다.
이날 기자는 한국에서 아직 출시하지 않은 '갤럭시핏3' 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매장으로 들어섰다. NTU 학생이라면 최대 3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NTU 학생이 아닌 관광객이라고 말하자 삼성 스토어 직원은 똑같이 할인을 적용해 주겠다는 호의를 베풀었다.
덕분에 출고가 2680대만달러(11만 2000원)의 갤럭시핏3를 1876대만달러(7만 8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삼성 타이완 대학캠퍼스 스토어 직원은 "보통 대만 대학 내에 애플 매장들이 주로 있는데 NTU에 생긴 이 매장은 대만 내 대학 매장으로는 최초"라며 "실제로 대만 학생들이 많이 방문하고 월요일부터 오늘(금요일)까지 약 350여명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갤럭시 탭이 가장 베스트셀러로 갤럭시S23 시리즈도 여전히 잘 나간다"면서 "갤럭시핏3은 지난 1일 출시했는데 이미 3가지 색상 중 실버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제품 구매를 마치자 삼성 스토어 직원은 NTU 내에 있는 애플 매장을 구글맵 주소까지 찍어주며 안내했다. 대만인 특유의 친절함을 맛본 순간이었다.
유바이크로 5분을 달리자 미스터 컴퓨터(Mr. Computer)라는 이름의 매장이 나타났다. 여기는 '애플 캠퍼스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아이폰, 아이맥, 맥북 등 애플 제품을 취급하는 리셀러 매장이다.
이곳에서도 학생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만큼 높은 할인율은 아니지만 아이맥,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프로까지 약 10% 내외의 할인이 적용된다.
미스터 컴퓨터 매장 직원은 "월~금까지 대략 200여 명이 매장을 찾았다. 여기 매장을 찾는 방문객 2명 중 1명은 실제 구매를 한다"며 "아이폰은 기본 교육할인이 없지만 원할 경우 일부 할인을 적용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삼성전자와 애플이 대학 내에 매장을 설치하는 것은 대학생들에게 자사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고, 자사 제품의 사용 경험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일렉트로닉스허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에서 애플 모바일(스마트폰) 제품의 점유율은 56%, 삼성전자는 22.5% 수준이었다. 그 뒤를 중국 업체인 오포(7.1%), 샤오미(3.2%), 비보(2.0%)가 따르고 있다.
대만 뉴타이베이시에 사는 제니 리(36)는 "한국 드라마 영향으로 대만 젊은 사람들 중에도 갤럭시 유저가 꽤 많고 저도 갤럭시Z 플립5를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했던 학교 안에도 애플 매장이 있었는데 학생들에겐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학교 외에도 야시장이나 번화가에도 (삼성) 매장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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