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불량품' 논란 커지자 민주 양문석 후보 "진심으로 사과"

김성은 기자 2024. 3. 1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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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에 빗대 논란을 빚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16일 사과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이번 4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곽상언 변호사도 "깊이 유감"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양문석 후보가 쓴 글의 내용과 같이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폄훼의 대상'이 될 이유가 없는 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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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뉴스1


과거 기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에 빗대 논란을 빚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16일 사과했다.

양 후보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글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많은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한 언론 기고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고 '노무현씨와 이명박씨는 유사불량품'이라고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다른 칼럼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해 '역겹다'고도 평가했다. 논란이 본격화된지 하루 만에 사과한 것이다.

양 후보는 "당시 노무현 정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라크 파병, 대연정, 새만금 공사 재개 등에 대한 반대 입장을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서, 칼럼니스트로서, 깊이 있는 고민 없이 감정적인 표현으로 여과 없이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8년 전 민주당 입당 동시에 정치적 판단에 대한 수많은 고려 요인을 배워 왔고 그때마다 노 전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정치 현장에서 제가 겪은 수많은 좌절의 순간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으로부터 위로받았고 수많은 반성과 사죄의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제 글 때문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유가족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의 기고 논란에 당의 원로는 물론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들 사이에서 지적들이 나왔다.

현재 민주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부겸 전 총리는 이날(16일) 입장문을 내고 "양문석 등 막말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경선 이전의 절차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 부분을 다시 한번 검증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총리도 입장문을 내고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이기에 앞서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의 정치인들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민주당에게 어떤 의미의 존재인지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했다.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양문석 후보의 과거 글을 봤다.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위기를 넘어 민심의 바다로 들어가야 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당은 결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이번 4월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곽상언 변호사도 "깊이 유감"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양문석 후보가 쓴 글의 내용과 같이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폄훼의 대상'이 될 이유가 없는 분"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양 후보의 과거 기고는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해당한단 의견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16일) 경기 하남 거리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비난했다고 비난한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고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저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선 안 된다"면서도 "대리인 일꾼이 주권자 주인을 모독하면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또 "안 그래도 입이 틀어 막혀서 못 살겠는데 표현에 대해 가급적 관대해지자"며 "무서워서 살겠는가"라고 했다. 또 "온갖 험악한 말로 욕하는 당내 인사가 많다. 제지하면 되나. 안 된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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