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적자에 휘청이는 '빅5'...전공의 의존의 '민낯'
[앵커]
국내 의료계를 대표하는 이른바 '빅5' 병원이 최근 극심한 재정난에 빠지고 있습니다.
전공의 이탈 이후 수술과 입원을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인데 그동안 전공의 인력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기 시작한 건 지난달 19일부터입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기 시작한 건 이달 4일부터입니다.
전공의 이탈 이후 대형병원에 경영난이 생기는 데 채 2주밖에 걸리지 않은 것입니다.
'빅5'로 불리는 국내 대표 대형병원은 입원과 수술 환자가 급감해 평상시보다 하루 10억 원가량씩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급한 대로 공보의와 군의관이 긴급 투입됐지만,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 공중보건의사가 응급환자 진료를 위해 주 80시간의 범위에서 주 40시간을 넘겨 근무하거나 해당 의료기관의 규정에 따라 주말·야간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특별활동지원비, 시간외수당, 숙박비, 일비, 식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빅5' 병원은 수익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40% 안팎입니다.
높은 인건비 비중을 감당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값싼 노동력인 전공의를 전체 의사의 40%가량이나 채워온 민낯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것입니다.
전문의를 더 많이 고용하려면 원가에도 못 미치는 진료와 수술의 건강보험 수가를 올려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대형병원들이 건물과 토지, 의료기기 매입 목적으로 해마다 수백억 원씩 사업준비금으로 적립하는 대신 전문의 채용 비용에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공의 이탈 영향으로 서울대병원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기존의 2배인 천억 원까지 늘렸고 세브란스병원 등은 비상경영체제를 본격화했습니다.
전공의가 다시 병원에 돌아오더라도 이번에 확인된 전공의 의존에 따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YTN 김평정 (py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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