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한국까지는 왔고 이제 하나 남았다..지환이 형이 가운데 3개 던지라더라”
[고척=뉴스엔 안형준 기자]
고우석이 한국에 돌아온 소감을 밝혔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3월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4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공식 훈련을 가졌다. LA 다저스와 오는 20-21일 시즌 개막 2연전을 치르는 샌디에이고는 17일에는 '팀 코리아', 18일에는 LG 트윈스와 연습 경기도 갖는다.
훈련을 마친 고우석은 "잠은 잘 잤다"고 웃었다. 고국에 돌아왔지만 시차 적응을 다시 해야하는 상황에 대한 웃음이었다.
지난 1월 샌디에이고와 계약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캠프를 치른 고우석은 "나는 언론 기사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 앞서 간 선배들에 대한 기사를 다 봤다. 그게 처음 캠프에 갔을 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국내와는 환경이 많이 다르더라. 훈련같은 경우 사실 훈련량은 한국이 더 많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훈련인데도 모든 것에 평가가 들어간다. 그래서 선수들이 훈련을 간단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들 훈련을 정말 긴장하면서 한다. 모든 것이 평가가 되고 그 평가가 축적된다"고 스프링캠프를 돌아봤다.
캠프를 치르면서 친해진 선수도 있다. 고우석과 마찬가지로 이번 오프시즌 샌디에이고에 새로 입단한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다. 한국과 일본에서 나란히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였던 고우석과 마쓰이는 경쟁자인 동시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수 밖는 입장. 고우석은 "(김하성을 제외하면)유키와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유키가 성격이 좋다. 영어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일본어를 섞으려고 노력한다"고 웃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뛰어난 커리어를 쌓은 베테랑 에이스 다르빗슈 유도 고우석이 의지할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다. 고우석은 "다르빗슈에게 내가 본 영상을 보여주며 이때 이런 공은 어떻게 던진 것인지 어떤 느낌으로 던진 것인지를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시범경기에서 다소 구속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 고우석은 "그렇지는 않다. 구속은 평소와 가았다. 계속 시속 93-95마일 정도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다만 공을 던질 때 힘을 쓰는 감각적인 부분이 더 깨어나야 하는데 그게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시간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그걸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해서 경기에 나서야 한다"고 보완할 점을 짚었다.
고우석은 "투수 코치님이 LG, 대표팀과 연습경기를 앞두고 타자들 전력 분석한 것을 보여주셨다"며 "정말 깜짝 놀랐다. 내가 LG에 있을 때 타자들에 대해 생각했던 것들이 적혀있었다. 연습경기인 만큼 미팅까지는 하지 않을 것 같지만 정확해서 놀랐다"고 웃었다.
샌디에이고는 두 번의 연습경기를 치른다. 고우석은 "아직 언제 등판할지는 듣지 못했다. 아마 곧 알게 될 것 같다"며 "(오)지환이 형한테 전화가 왔다. '그냥 헛스윙 세 번 할테니까 가운데로 공 3개 던져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두 번의 연습경기는 개막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이자 메이저리그와 KBO리그가 친선을 다지는 친선경기다. 긴장감이 넘치는 경기는 아니다. 하지만 고우석 입장에서는 중요하다. 아직 개막 로스터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46으로 부진한 고우석인 만큼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고우석은 "사실 한국에 오기 전에 엔트리가 나왔다며 감독님이 부르셨다. 그래서 26인 개막 로스터가 발표된 줄 알고 긴장하면서 갔다"며 "하지만 감독님이 '축하한다. 한국은 같이 가자'고 하시더라. 한국을 같이 가는 것은 좋은데 아직 하나가 남아있구나 했다"고 돌아봤다.
샌디에이고는 한국에 31명의 선수를 데려왔다. 5명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다. 고우석은 "사실 '무조건 한국은 가야된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한국까지는 오게 됐다. 이제는 '여기서 26인 안에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확신까지는 잘 모르겠다. 로스터에 들어가면 들어가는거고 안되면 들어갈 수 있도록 또 노력을 해야한다. 한국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내 공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 달만에 돌아온 고국에서 고우석은 큰 환영을 받았다. 특히 전 소속팀인 LG 팬들은 고우석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날 용산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의 유스 클리닉에 참가한 고우석은 "어린 선수들이 '샌디에이고 팬'이라고 하지 않고 'LG 팬'이라고 내게 이야기를 하더라. LG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한 번 더 생긴 것 같다"며 "책임감도 더 생긴다.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는 그런 책임감이 생긴다.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사진=고우석)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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