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확실히 나눈다…“2차 병원,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앵커]
이른바 '빅5'라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5곳입니다.
매년 암 환자를 58만 명 진료하는데요.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외래 진료만 하루 최대 만 이천 건에 달합니다.
이 숫자는 의료기관을 3단계로 나눠서 환자를 받는 '의료 전달 체계'에서 보면 비정상적인 수치입니다.
한마디로 3차 기관이 환자를 너무 많이 받고 있다는 거죠.
'빅5' 같은 3차 기관은 중증과 응급 진료에 주력하고, 가벼운 경증 환자는 동네 의원 등 1차 기관을, 경증과 중증 사이 환자는 2차 기관에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증상에 관계없이 너도나도 서울의 큰 병원만 선호하면서, 그동안 이 '의료 전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전공의들이 떠난 3차,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 진료 위주로 재편되면서, 정부는 이참에 의료기관 역할을 확실하게 나누기로 했습니다.
이세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심장질환 전문 병원입니다.
2차 기관인 중소병원 가운데 심장이나 뇌, 척추 등 특정 분야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면 전문 병원으로 지정됩니다.
[조용건/경기도 부천시 : "너무 복잡해요, 대학 병원. 3~4시간은 기본으로 그 자리에 앉아있어야 되고 그게 너무 싫은 거예요. 여기는 훨씬 낫죠. 응급실 가도 바로바로 진료를 해주고."]
이 같은 전문 병원을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 목푭니다.
2차 기관의 기능을 강화해 3차 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이 중증과 고난도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지역별로 2차 병원 서너 곳을 정해서 필수의료 특화 병원으로 육성합니다.
상급종합병원에 온 경증 환자를 거주지 병 의원급으로 돌려보내는 전담 인력을 늘리고 수가 지원도 확대합니다.
[신현웅/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동안) 많은 환자를 봐야 이득이 되는 경쟁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서로 경쟁이 아니라 협력해도 일정 수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바꾸고…."]
상급종합병원에 가려면 반드시 2차 기관의 의뢰서를 갖추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전공의들의 사직으로 대형병원 쏠림이 완화된 지금을 체질 개선 기회로 삼겠다는 겁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지난 13일 : "환자 중증도에 적합한 의료 전달 체계가 작동하는 이 상황은 그동안 우리의 의료체계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각 단계에 맞는 의료기관 이용이 정착되려면, 지역 2차 병원에 대한 신뢰 회복과 의료 수요 조절도 함께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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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연 기자 (s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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