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北 개입” “목발은 경품” …한방에 훅 간다, 與野 ‘입조심 주의보’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4. 3. 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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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후보들 ‘말실수’ 논란
與는 도태우, 野는 정봉주 공천 취소
총선 후보들에 ‘입조심’ 경계령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 = 연합뉴스]
4·10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후보들의 과거 말실수가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선 넘은’ 막말로 총선 후폭풍이 불 것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입조심 주의보’를 내린 상태다. 또한 말실수의 경중을 따져서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후보는 공천을 취소하는 등 엄중 조치하기도 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지도부가 과거 말실수로 물의를 빚은 후보들을 공천 취소하는 등 언행을 조심할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말실수 하나로 선거판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도태우 변호사. [사진 제공 = 후보자 측]
먼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과거 ‘5·18 북한 개입설’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도태우 변호사의 대구 중·남 공천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공관위는 도 변호사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확정지었으나, 파장이 커지자 이틀 만에 번복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지난 14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도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며 공천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등에는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 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도 변호사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변호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는 2019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5·18에 대해서도 북한 개입 여부라는 부분은 초기에는 현재 시점과 달리 그런 부분이 상식적이었던 것 같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한 그는 5년 전 집회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겨냥해 “국익의 적”이라며 “죽으면 기이한 행동을 그만하는가”라고 막말을 쏟은 바 있다.

지난 1월 9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국민의힘 보은·옥천·영동·괴산 총선 후보인 박덕흠 의원 역시 지도부로부터 ‘입조심 경고’를 받았다. 박 의원은 지난달 27일 지지자들과 함께 이번 총선 당선을 가정하고 파티를 열어 논란이 됐다. 이에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2일 “공개적으로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또한 지난 5일에도 주요 당직자와 공천 확정 후보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총선을 앞두고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더 주의해달라”고 했다.

이밖에도 부산 수영 후보인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도 커지고 있다. 장 전 청년최고위원은 10여년 전 SNS에 ‘난교’ 발언, ‘동물병원을 폭파하고 싶다’, ‘(서울시민) 교양 수준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등의 거친 표현이 담긴 게시물을 올려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과거 부적절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어 심려를 끼쳤다.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1월 8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민주당의 최전방 공격수’라고 칭했다. [사진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역시 막말 리스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울 강북을 민주당 후보 정봉주 전 의원이 과거 ‘목발은 경품’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지도부는 지난 14일 정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지난 11일 현역 박용진 의원과 경선을 치러 승리한 지 3일 만에 후보에서 박탈된 것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정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하고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정 전 의원이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당헌·당규에 따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7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패널들과 대화하다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2015년 경기도 파주 DMZ(비무장지대)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사태가 커지자 정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으나, 2015년에 다친 장병들이 정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받은 적 없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지난 15일 오후 울산 동구 동울산종합시장을 찾은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말실수로 뭇매를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지역구 인사 도중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의미인 ‘2찍’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키웠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주민에게 인사하던 중 한 고깃집에서 만난 손님들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했고, 해당 장면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국민을 대하는 인식을 보여준다”며 “내 편이 아니라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통합과 미래로 나아가야 할 우리 정치를 분열과 구태로 몰아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온전히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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