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팬’ 비판에 뿔 난 코스테코글루 감독 “지구 반대편에 산다는 이유로 구분 짓는게 옳은가”
“단지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팬들을 구분짓는 것이 옳은 것인가.”
토트넘 홋스퍼의 수장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먼 해외에서 토트넘의 홈경기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팬들에 대한 몇몇 현지 팬들의 불만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5일(한국시간)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단지 지구 반대편에서 산다는 이유 하나로 ‘플라스틱 팬’, ‘관광객 팬’이라고 부르며 구분을 짓는 것은 결코 공정한 행위가 아니다”라며 “정말 가혹한 말”이라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최근 유럽 축구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래서 유럽의 주요 빅클럽들의 홈구장에는 현지 팬들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방문한 팬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토트넘 홈경기에 많은 숫자의 한국 팬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현지 팬들 중 일부는 이런 팬들을 싫어한다. 여행을 와서 그냥 한 경기를 보고가는 것이라며 불만이 가득하다. 이들을 향해 ‘플라스틱 팬’, ‘관광객 팬’이라고 부르며 경멸한다. 여기에 토트넘이 최근 티켓 가격을 인상하면서, 비싼 가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일 입장권을 구매하는 팬들을 향한 불만이 다시 한 번 몰아쳤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 경기 경기장에 올 수 없다고 해서 그들의 열정이 덜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지구를 가로질러 오는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는 그들을 그렇게 부르면 정말 무례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응원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그렇게 얕보면 안된다”고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출신이다. 그래서 그도 이런 관광객 팬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는 “어쩌면 나 역시 지구 반대편에서 넘어온 플라스틱 팬, 관광객 팬이었을 수 있다”며 “호주에도 열정이 넘치는 토트넘 팬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내 호주 친구 가운데에는 한 시즌에 몇 번 오지도 못하는데도 시즌권을 구매한 친구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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