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얼굴에 맨 엉덩이 문지른 선임병…집행유예?

연합뉴스

군 복무 중 자신의 맨 엉덩이를 후임병의 얼굴에 문지르고 생활관에 엎드린 후임병의 엉덩이를 깨물어 추행한 선임병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성적 불쾌감을 주는 행위"라면서도 "(피고인이)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초범이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16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는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22)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 씨는 강원도 육군 모 부대 병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5월 12일 오후 10시쯤 부대 생활관에서 후임병인 B(24) 씨의 얼굴과 상반신에 자신의 엉덩이 맨살을 문지르는 방법으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7월 1일 오후 8시쯤 같은 부대 생활관에서 엎드려 있는 B 씨의 엉덩이를 주무르고 깨무는 등 추행한 혐의도 있다.

A 씨는 재판에서 "방귀 뀌는 장난을 치려다 엉덩이에 피해자의 얼굴이 닿았을 뿐 추행이라고 볼 수 없다"며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행해진 유형력의 행사인 만큼 일반인의 관점에서도 추행으로 평가되고 고의도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행위를 용인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방귀를 뀌는 장난이라고 할지라도 옷과 속옷을 모두 벗은 채로 엉덩이를 타인의 얼굴에 들이대고, 엉덩이를 깨무는 등의 행위는 성적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라며 "강제추행에 관한 범의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원은 "다만 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초범이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