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얘기에 얼굴 발개진 ‘새신랑’ 오타니···배꼽 잡은 베츠와 프리먼 “커먼, 쇼”[스경x현장]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6일 공식 기자회견 중 옆에 앉은 무키 베츠와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의 결혼은 여전히, 누구에게나 화제다. 오타니는 결혼 얘기가 나오면 수줍고, 다저스 슈퍼스타 동료들은 이를 아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오타니는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식훈련에 앞서 공식 기자회견에 나섰다. 다저스 슈퍼스타 프레디 프리맨과 무키 베츠도 함께 했다. 기자석은 메이저리그 취재 기자들 일부와 함께 대부분 오타니의 한 마디를 듣기 위한 일본 취재진이 차지했다.

한국에 온 소감, 샌디에이고와 개막전을 치르는 소감 등에 대한 질문에 이어 ‘그 질문’이 나왔다.

한 미국 기자가 “결혼하고 아내와 처음으로 같이 나왔는데 어떤 기분인가”라고 질문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프리맨과 베츠는 그 순간 ‘올 것이 왔다’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 마주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이어 오타니의 일본어 통역이 일본 취재진을 위해 영어 질문을 일본어로 다시 통역해주자 프리맨과 베츠는 귀에서 빼놨던 헤드셋을 같이 얼른 꼈다. 프리맨이 “자, 말해봐(come on, sho)”라고 말했고 베츠가 장난스럽게 같이 웃자 오타니는 다소 수줍은 얼굴로 미소지었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왼쪽 두번째)가 아내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프레디 프리먼과 무키 베츠(오른쪽부터)가 갑자기 헤드셋을 끼며 웃고 있다.

오타니는 “미국에서도 인터뷰 때 결혼 얘기는 이미 많이 해서 자세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지만”이라며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내와) 같이 해외에 왔다. 우리 둘에게 모두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다. 일단 개막전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답변을 마친 오타니는 볼이 발개진 채로 또 수줍게 웃었다. 계속 웃고 있는 베츠와 프리맨을 향해 ‘그만 하라’는 손짓을 하자 옆에 앉은 베츠가 오타니의 어깨를 주물러 주기도 했다.

오타니는 결혼한 사실을 지난 2월29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연애 사실도 알려지지 않았던 터라 일본에서는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속보로 내보낼 정도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당시 일본인이라는 사실 외에는 아내가 누군지 밝히지 않았고 많은 이들이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

오타니 쇼헤이가 아내 다나카 마미코와 함께 지난 15일 입국한 귀 선수단 숙소인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오타니는 이번 경기를 위해 한국으로 떠나는 전세기를 타기 직전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이를 통해 세간의 추측대로 오타니의 아내는 일본 농구 선수 출신의 다나카 마미코임이 확인됐다. 오타니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도 아내와 함께 등장해 메이저리그 톱스타들 중에서도 가장 시선을 끌었다.

미국에서도 오타니의 결혼은 워낙 화제가 됐고, 다저스 동료인 베츠와 프리먼도 이를 너무 잘 알다보니 웬만하면 결혼 관련 얘기는 더 하고 싶지 않은 ‘새신랑’ 오타니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즐거워했다.

오타니는 1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일본 하나마키 히가시 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2012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해 목동야구장에서 경기했다.

오타니는 “그때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지금과 많이 다른 것 같다. 대만과 한국 정도밖에 안 가봤고 그래서 한국은 내가 좋아하는 나라다. 야구를 통해 이렇게 다시 와서 경기를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공항에서 크게 환영받은 데 대해 “한국과 일본은 항상 스포츠에서 라이벌 관계였다. 한국과 경기를 보면서 한국 선수, 한국 팀을 항상 존경해왔다. 이렇게 환영받는다는 것이 그래서 더욱 기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고척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