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제2 고향으로” 젠슨 황 반했네…반도체 생산기지 야심 드러내는 ‘이 나라’ [신짜오 베트남]
[신짜오 베트남-286] 베트남의 광폭 외교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얼마전 베트남은 호주와 공동으로 양국 외교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는 베트남에서 지정한 대외 관계 중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베트남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맺은 것은 중국 러시아 등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경제적인 관계라기보다는 이념적인 관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때 한국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더니 그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도 관계수립에 성공합니다. 이후 일본, 호주까지 새로 리스트에 오르게 되면서 베트남은 이념을 넘어 경제 행보에 방점을 찍은 외교 관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주의 이념을 공유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소홀히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미래 공유 공동체’로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통적으로 베트남과 관련이 깊던 일본과 한국, 중국을 넘어 서방으로 더 진출하려는 베트남의 의지가 보입니다. 사실 베트남의 3대 투자국은 오랜 기간 한국과 중국, 일본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기업이 베트남에 투자한 돈으로 공장을 짓고 베트남은 여기서 고용을 창출하고 GDP를 올려 1인당 GDP 4000달러 문턱까지 넘어선 상황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입장에서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새로운 돈주머니가 절실합니다. 특히 미국의 투자를 유치해야 합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돈을 끌여들여 베트남 경제발전 마중물로 삼겠다는게 베트남의 속내입니다. 베트남이 야심차게 키우는 전기차업체 빈패스트를 자국이 아닌 나스닥에 상장한 것은 베트남 정부의 이같은 야심이 숨어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 단계를 겪은 한국이 컨트리리스크를 감안하고 일찍부터 베트남에 뛰어든 것과 달리 미국을 위시한 큰 손 자금을 베트남에 끌어오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한국은 불과 수 십년전 낙후된 행정과 불합리를 이미 겪었고 그걸 극복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에서 보이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몸으로 부딪혀 해결하려는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따로 놀고, 법규가 미비하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 베트남에 선도적으로 들어와 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입장에서 ‘퀀텀점프’를 위해서는 미국 자금 유치가 절실하고, 이에 따라 베트남은 내부 체질개선에 본격 나서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최근 엄청나게 강도높은 부패와의 전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친한파’로 알려졌던 응유옌쑤언푹 베트남 전 주석도 사정 당국 칼날에 날아갔을 정도입니다.
이 역시 베트남이 내부 시스템 개선을 통한 큰손 유치를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의 한 법인장은 “몇 년 전 친하게 지내는 베트남 당국자 사무실에 갔는데 아예 고액지폐를 고무줄에 묶어놓은 돈다발 형태로 뇌물을 받더라”며 “뇌물을 받으면 고위직부터 하위직급까지 일정 비율에 맞게 나눠가지는 관행이 뿌리깊어 보였다”고 말합니다.
베트남이 삼성에 매달려서 요구하는 것도 ‘반도체 인력양성을 위한 지원을 삼성이 해달라’는 것입니다. 눈치빠른 베트남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에게 앞으로 영원히 반도체 기술발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고, 그 대안은 여러 나라가 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난도가 낮은 반도체 공정부터 베트남에 끌어들이면 그걸 기반으로 복잡한 기술을 유치할 기회가 올거란 것을 알아챈 것입니다.
10년뒤, 20년뒤 베트남이 과연 반도체 가치사슬 한축을 차지하는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이미 베트남의 공격적인 행보는 시동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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