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N이슈] 7일 보관한다던 개인정보‥6년째 쿠팡 블랙리스트
[뉴스데스크]
◀ 앵커 ▶
직원이 퇴사를 하면 회사는 원칙적으로 그 직원의 개인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해야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기업의 개인정보 관리를 매우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요.
쿠팡은 이 법을 어기고 사규도 무시했습니다.
사규 상 일주일만 보관하게 돼 있는 일용직의 개인정보를 무려 6년 넘게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있던 겁니다.
심지어 개인정보 보관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의 정보도 블랙리스트에 등재했습니다.
차주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공식 설립된 2017년.
그해 9월 20일 블랙리스트 작성이 시작됐고, 인천4센터 일용직 최현숙(가명) 씨가 1호가 됐습니다.
[최현숙 (가명)/쿠팡 블랙리스트 1호 등재자 (음성변조)] "아니, 1시간밖에 교육을 안 시켜주고 바로 투입하면 어떻게 사람이 금방 그렇게 빨리빨리 하냐고, 제가 그때 항의를 했었죠. 그랬더니 바로 그냥 붙들려 나왔죠."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임직원 개인정보 처리방침.
일용직의 개인정보는 업무 종료 후 7일간 보존한다고 돼 있습니다.
별도 동의한 경우에만 최대 3개월까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일용직 최 씨의 개인정보는 벌써 6년 6개월째 블랙리스트에 남아있습니다.
2017년 30명, 2018년 191명, 2019년 340명, 2020년 598명.
쿠팡은 1,159명의 개인정보를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넘게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최대 보관 기간 3년, 모두 어겼습니다.
[김보라미 변호사/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적극행정위원] "이거 문제 제기 안 했으면 영원히 보관하고 있다는 건데, 이건 전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입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거 말고 다른 파일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좀 들여다봐야 되는, 그런 위험 기업으로 지금 평가해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쿠팡은 법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 동의 절차를 거칩니다.
안전보건관리, 업무 적합성 평가, 작업 배치 등을 위해 채용 후 1년간 보관한다는 건데, 퇴사 이후 취업 배제 목적은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권영국 변호사/쿠팡 대책위 대표] "'당신, 나중에 문제 되면 블랙리스트 올라가고 취업 배제하는 용도로 쓰겠소'라고 그렇게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런 식의 동의를 받은 적이 없잖아요."
[정영훈/부경대학교 법학과 교수] "1만 6천 건의 개인정보를 '목적 외 사용'의 목적으로 계속 보관하고 있고, 실제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고요. 그런 점에서 위법성이 높고 굉장히 처벌이 강도 있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개인정보 보관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까지 블랙리스트에 올렸습니다.
불법 보관한 개인정보를 5년 넘게 채용 배제 목적으로 이용해 온 겁니다.
[2018년 쿠팡 블랙리스트 등재 (음성변조)] "개인 정보를 보관하지 않겠다. 대신 추후에 내가 쿠팡에 대한 경력 인증서 받지 않겠다. 이걸 사인을 하고 들어간 걸 제가 분명히 기억을 하고 있거든요. 이건 거짓말이 아니에요. 제 거 보관하지 말아달라. 바로 폐기해 달라."
이미 1년 전, 쿠팡 유료 회원 수는 1천1백만 명을 넘겼습니다.
생년월일, 연락처와 주소, 심지어 구매 내역까지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런 개인정보를 조회한 쿠팡 직원이 고객 집까지 찾아가 절도 행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장여경/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 "이 사례에 대해서 잘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이와 비슷한 방식의 블랙리스트를 이용하고, 소비자에 대한 정보까지 전부 취합을 해서 어마어마한 정보 권력을 안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지 않을까."
쿠팡 블랙리스트에는 언론인 1백 여명의 개인정보까지 무단 등재돼 있습니다.
개인정보 출처와 등재 이유를 묻는 질문에, 쿠팡은 한 달째 답변이 없습니다.
[오민규/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노사 법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분명히 '불법이 있으면 노든, 사든 불법을 처벌한다. 단죄한다'라고 했으면 이 사건은 반드시 제대로 조사해서 일벌백계해야 되는 이런 사안인 것 같습니다."
대신 쿠팡은 블랙리스트를 폭로한 MBC 기자 4명을 형사 고소했습니다.
혐의는 개인정보 보호법위반 등입니다.
MBC 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김승우 / 영상편집 : 박찬영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장영근·김승우 / 영상편집 : 박찬영
차주혁 기자(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80568_36515.html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막말' 장예찬 공천 취소‥'5·18 폄훼' 도태우 무소속 출마
- 의대교수들 "25일부터 단체 사직"‥시민단체 "정부-의사 모두 책임"
- 20대 여성 숨진 채 발견‥40대 용의자 만화방에 숨었다 체포
- 전국 도보행진 세월호 유가족‥"10년 동안 잊히지 않으려 노력"
- "차점자가 우승자 안 돼"‥"결국 박용진은 안된다?"
- "전신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황상무님, 당신 말씀 본 뜻은 무엇입니까?
- 900여 명 예술인들의 '못자리' 학전,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
- 투표장에 화염병·방화‥'푸틴 대관식'에 잇따르는 저항
- [노동N이슈] 7일 보관한다던 개인정보‥6년째 쿠팡 블랙리스트
- 한동훈·이재명 주말 수도권 표심 공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