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강혜숙 대표 "후지시로 세이지의 80년을 담았다"
빛과 그림자의 예술 '카게에' 거장의 작품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오는 4월 7일까지 전시
'카게에'(그림자 회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후지시로 세이지의 100세 기념 전시가 국내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 일본 유학 시절에 우연히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을 보고 매료된 케이아이트커뮤니케이션 강혜숙 대표는 지난 20여년 간 그의 작품세계와 카게에 장르를 국내에 알리고 있다.
지난 2005년 기념 전시를 시작으로 2022년 북촌에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 스페이스 오픈에서 이번 '오사카 파노라마 전' 전시까지. CBS노컷뉴스는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 세계를 통해 작가와 강 대표가 전하고자 하는 작품의 다양한 메시지를 직접 들어봤다.
◇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님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고 또 이번 기획까지 3번의 전시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제가 1990년대 초반부터 일본에서 유학하면서 일본 생활을 오래 했습니다. 일본에서 뮤지컬이나 극, 전시회도 많이 봤는데 90년대 중반 정도의 시기에 뮤지컬을 보러 가다가 도쿄의 한 미츠비시 은행 외벽 유리에 커팅시트로 작품이 있었는데 굉장히 예뻤습니다. 또 미츠코시 백화점에 전시되어 있는 후지시로 선생님의 작품을 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때 당시에는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라는 그 존재를 사실 몰랐습니다. 근데 2000년 초반에 제가 도쿄 한 성당의 성물 코너에서 후지시로 선생님의 성화집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그것이 92년도에 출판됐던 '천지창조'라는 책이었습니다.
그때 그 책을 보니 성서에 담겨 있는 내용들을 시각화해서 굉장히 감동적으로, 마음에 와닿게 표현된 작품을 보고서 제가 큰 감동을 해서 그 작가에 대해서 좀 찾아봤더니 90년대 중반에 봤던 작품이 바로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의 작품이었습니다.
우리한테 굉장히 생소한 '카게에'라는 장르인데 그 내용과 전하는 메시지도 굉장히 따뜻하고 평화로운 작품이었기 때문에 저는 꼭 국내에도 공유하고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 전시를 너무 하고 싶어서 선생님께 '한국에서의 전시를 통해 제가 느꼈던 감동을 나누고 싶다'라고 메일을 보냈는데 선생님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선생님은 그때 당시에 그림자극이나 인형극도 하셨기 때문에 저는 그림자극도 하고 싶었고, 전시도 소개하고 싶어 전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마침 2005년 국내 유명 백화점이 명품관 개관을 앞두고 있었는데 개관 기념 전으로 제가 선생님의 프로듀서로서 작품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기획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도에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했고, 이번 '오사카 파노라마전'이 세 번째가 됩니다. 그래서 지난 20여 년 동안 저도 연구를 하면서 선생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게 됐습니다.
◇ 후지시로 세이지 감독이 일본 문화계에서는 어떤 위치 시고 이번에 탄생 100주년이 되었는데 특별히 한국에서 전시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후지시로 선생님의 작품은) 우선 일본 문화예술계 그리고 대중매체를 통해서 굉장히 소개가 많이 되었는데 일본 문화예술계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해야 할까요. 선생님의 카게에 작업은 1948년부터 신문이나 잡지 등 대중매체를 통해 매체 예술로 소개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미디어아트나 팝아트가 1960년대부터 대두되면서 1970년대에 굉장히 활발하게 전개되었는데 후지시로 세이지 선생님은 1949년부터 매체의 예술로서 소개가 되고, 50년대 일본의 NHK가 개국했을 때도 시험 방송으로 선생님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후지시로 작가의 30대는 거의 매체 예술로써 활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는 결국 미디어아트나 팝아트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가 1950년에 '포도주병에 이상한 여행'이라는 동화를 카게에로 작업을 해서 출판을 하는데요. 소니의 전신인 도쿄 통신공업 주식회사가 모터 슬라이드 프로모션을 할 때 선생님의 작품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그 정도로 사실 미디어아트라는 게 매체와 영상 기기의 발달로 더 발전해 왔는데 그 안에는 이제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도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47년부터 이제 후지시로 작가가 목마좌(木馬座)라는 극단을 운영하게 됩니다. 가족극이나 인형극, 그림자극을 많이 연출해서 공연을 했는데 주로 가족극이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소재로 굉장히 따뜻한 내용을 많이 담았고 세계 근대문학, 근현대문학을 많이 소재로 다뤘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대표적인 국민 작가인 미야자와 겐지의 작품 '은하철도의 밤'이나 벨기에의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와 같은 작품들을 극으로, 텍스트를 모두 시각화했던 작가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계에도 굉장히 선생님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NHK가 1961년에 '모두의 노래'라는 장수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선생님의 카게에 작품으로 애니메이션을 처음으로 또 방송을 하게 됩니다.
◇ '성서 이야기'로 따로 부스를 만들어 전시할 만큼 기독교와 관련된 그림이 있던데 천지창조 등 기독교 세계관에 작가가 관심을 가지고 만드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일단 후지시로 선생님이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숙부께서 어렸을 때부터 교회 목사님이셨고, 후지시로 선생님이 학생 때 학창 시절에 주일학교에서 그림자극이나 인형극을 직접 연출을 해서 공연도 하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서를 접하게 되고 성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성서의 무게감이나 성서가 주는 교훈에 굉장히 관심을 갖게 되고 그러면서 성서를 더 깊이 있게 읽게 되었습니다.
후지시로 선생님이 사랑, 평화, 공생을 추구하며 작업을 했습니다. 성서가 주는 메시지도 결국은 성서가 주는 메시지도 결국은 그 사랑이나 공생, 평화로운 세상을 다루기 때문에 선생님은 성서라면 내가 만든 그 카게에 즉 그림자 회화로 빛과 그림자로 너무 다루고 싶었던 거예요.
그동안 성서를 주제로 한 고전적인 그런 작가들도 굉장히 많지만 그래도 빛과 그림자기 때문에 이건 또 나름 내 방식대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성화 작업을 1980년부터 시작을 해서 한 100점 정도 작업을 하셨어요.
이번 전시에는 그 성화 작업 중에서 15점이 소개가 됩니다. 그 중 '천지창조'라는 작품을 약 11년에 걸쳐서 작업을 하셨는데 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 작업을 해서 31점 정도를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11년이 걸린 이유는 천지창조에 처음 등장하는 '혼돈'이라는 작품 그리고 '이제 빛이 있으라'라는 작품으로 넘어가 바벨탑까지 이어지는데 그 '혼돈'이라는 작업이 너무 어려웠다고 합니다.
'혼돈'은 내가 본 적도 없고 어떻게 이걸 시각적으로 표현할까 고민을 하고 성서를 더 깊이 있게 읽고, 내 빛과 그림자로 이렇게 표현하면 되겠다라고 작업을 해서 한 11년이 걸렸습니다.
일본 기독교 출판국에서도 그 성화집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중 이번 전시에는 15점이 소개되는데 천지창조의 일부와 성서 이야기를 다룬 다른 작품들 그리고 지금 사순절 기간인데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면서부터 또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시는 그런 장면의 작품이 이번 전시의 성서 코너에서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의 작품을 관람하시면서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예수님의 가르침이나 성서가 주는 메시지 그리고 예수님의 희생 정신을 생각해 보고, 나를 한번 다시 되돌아보는 그런 성찰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전시를 보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카게에'란 장르에 대해서 좀 이해를 하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카게에'란 우선 일반 유화나 이런 작품과는 달리 그림을 그려서 빛을 투과 시켜 완성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이해하면서 보시면 그 작품을 볼 때 감동이 배로 올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니 작품 보실 때 그냥 스치지 마시고 작품에 어떤 재료가 쓰였는지 세심하게 한번 보시면 2시간 이상도 전시를 관람하실 수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현재 후지시로 선생님이 100세 이신데 선생님의 80년 업력의 작품들을 조금씩 맛볼 수 있습니다.
◇ 특별히 전시회를 보시는 한국 관람객들과 성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종교인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후지시로 선생님은 지금까지 수천 점의 작품을 만드셨는데 이번 전시에는 약 200점이 소개됩니다. 따뜻한 동화의 세계, 판타지의 세계부터 그리고 일본의 다양한 문화까지. 특히 선생님이 오랫동안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작품들을 통해서 일본의 사회와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변화상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쟁을 겪었던 그리고 지금 살아있는 소수의 한 사람으로서 더는 어리석은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도 있고, 또 아름다운 자연을 많은 후세에 남기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긴 작업들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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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TV 김재두PD grrr@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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