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만 봐도 이기적”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가 쓴 편지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관련 방송을 제작한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진짜 너무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유튜브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김재환PD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 A씨로부터 받은 자필 편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김PD는 지난해 4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해당 사건에 관한 방송을 제작했다.
A씨는 편지에서 방송을 모두 봤다며 “아이고, 내 하나로 돈 버니 좋겠네요. 수고하시고 평생 잘 먹고 잘사세요~”라고 썼다. 이어 “마음으로 해주니까 내가 우스워 보였나 봅니다”라고 했다. 김PD는 ‘마음으로’라는 표현에 대해 “구치소 접견에서 본인은 진심으로 말했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PD님도 가족 있을 거 아닙니까?”라며 “우리 가족은 그거 보고 뭐라 생각하고 마음 아파할지 생각이란 걸 안 합니까?!!!”라고 했다.
본인의 범행에 대한 반성보다는 자기 가족에 대한 걱정이 담긴 글이었다. 김PD는 편지에 대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며 “얼핏 보면 글씨를 잘 쓴 것처럼, 명필처럼 보이지만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A씨의 글은 띄어쓰기를 지나치게 넓게 표현하고, 붙어있는 글씨는 모음과 자음, 받침의 크기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는 특징을 보인다.
전문가는 “이런 글씨체 자체에서 A씨의 이기적인 특성이 드러난다”며 “누군가 이 글을 이해하라고 쓰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만 예쁘게 쓰고, 가독성은 떨어지게 쓴다”고 분석했다고 김PD는 전했다.
A씨는 2022년 5월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성폭행할 목적으로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이후에도 A씨는 전 여자친구를 협박하고, 출소 후 피해자를 찾아가 보복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전 여자친구를 협박한 혐의는 인정하지만 돌려차기 피해자를 협박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피해자는 최근 자신의 범죄 피해 사실과 지난 2년여 간의 회복 과정을 담은 책을 펴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