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으로 멀쩡한 자궁 적출당한 여성…홍콩서 황당 의료사고 발생

자궁내막암 진단으로 병원서 자궁 적출
같은 병원 암 환자 샘플과 뒤바꿔 오진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홍콩에서 한 병원이 실수로 50대 여성의 멀쩡한 생식기관 제거 수술을 한 황당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의료사고에 대해 사과하는 홍콩 위안랑구의 한 공립병원 관계자들(사진=연합뉴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59세 여성 A씨는 지난 1월 5일이 폐경 후 질 출혈 치료를 받기 위해 홍콩 위안랑구의 한 공립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A씨의 자궁과 주변 조직에서 샘플을 채취해 검체를 병리과로 전달했고, A씨는 같은 달 18일 자궁내막암을 진단받았다.

이후 A씨는 치료를 위해 해당 병원의 자매병원에서 자궁, 나팔관, 난소, 골반 림프절 등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문제없이 퇴원했다.

그러나 수술 후 병리과에서 A씨의 조직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암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고, 추가 조사가 시작됐다.

조사 결과 A씨가 검체를 채취한 지 30분 뒤에 71세 여성 환자가 조직검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두 검체 모두 같은 날 병리과에 전달됐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A씨의 샘플과 암 진단을 받은 71세 환자 샘플이 뒤섞인 탓에 A씨에게 잘못된 암 진단이 내려진 사실이 확인됐다.

병원 측은 피해 여성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며 명백한 의료사고를 인정했다.

병원 재단의 최고책임자는 “이 사건이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을 알고 있다”며 “환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 측은 어떻게 이번 의료사고가 발생했는지 조사해 재단 측에 8주 이내에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채나연 (cha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