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 음바페 올림픽 차출을 둘러싼 ‘복잡한 기류’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PSG)를 둘러싼 프랑스축구협회(FFF)와 레알 마드리드간의 알력다툼이 조금씩 거세지는 분위기다. 레알 마드리드가 일찌감치 음바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할 수 없다고 ‘선포’한 가운데, FFF와 티에리 앙리 프랑스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음바페를 올림픽에 출전시키려고 한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16일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눈 앞에 둔 음바페의 파리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FFF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음바페를 출전 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바페는 이전부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지난 1월 글로벌 남성 잡지 GQ와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 출전을 요청받는다면 당연히 나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치는 등 꾸준히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앙리 감독도 음바페와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올리비에 지루(AC밀란) 등을 와일드카드로 뽑아 초호화 공격진을 꾸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가져올 뜻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그런데 레알 마드리드가 예상치 않은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레알 마드리드 소식통인 ‘마드리드 유니버셜’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가 2주 전 FFF에 이메일로 에두아르 카마빙가와 오렐리앙 추아메니, 페를랄 멘디를 포함해 모든 프랑스 선수들을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음바페의 경우 언급은 따로 없었는데, 이유는 레알 마드리드의 음바페 영입 오피셜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 여름 레알 입단 가능성이 높은 음바페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음바페도 최근 인터뷰에서 “난 올림픽에 꼭 나가고 싶다. 하지만 팀에서 차출을 반대하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의 차출을 꺼려하는 이유도 외면하기만은 어렵다. 프랑스는 6월14일부터 시작되는 유로 2024 본선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만약 프랑스가 결승까지 올라가면 음바페는 7월15일까지 있어야 하는데, 파리 올림픽 축구 일정은 7월24일부터 시작해 8월10일에 끝난다. 만약 프랑스가 두 개 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올라가면,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와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거의 없다.
프랑스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 이후 올림픽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는 오랜만에 올림픽 본선에 모습을 보였으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월드컵에서는 2개 대회 연속 결승에 1번의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적인 강호의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래서 자국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금메달을 따 자존심을 회복하려 하는데, 일단 차출 문제부터 브레이크가 걸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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