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품은 배움터, 시흥 군서초 '글로벌 인재' 자란다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4. 3. 16. 18: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흥 ‘군서초등학교’
道교육청 하이러닝 선도학교... 디지털 교육 ‘앞장’
교사 모여 ‘디지털전환교육팀’ 구성... 교육과정 개발
AI코스웨어 적용... 다문화 맞춤형 수업

 

2024 학교 현장을 가다 - 시흥 '군서초등학교'

‘따뜻한 어울림과 활기찬 배움으로 세계를 꿈꾸는 우리’를 비전으로 두고 나아가는 시흥 군서초등학교는 교육과정 속에서 어울림, 배움, 꿈을 고루 체감할 수 있는 학교다. 다양함을 존중하고 더불어 행복한 어린이, 함께 배우고 탐구하는 활기찬 어린이, 꿈을 품고 세계로 나아가는 어린이를 키워내기 위한 교육 과정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교생의 90%가량이 다문화 학생인 군서초는 무엇보다 세밀하게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이 중요한 곳이다. 그만큼 군서초는 ‘더불어 배우며 미래를 일구는 교육공동체’를 목표로 신뢰하고 동참하는 학부모, 다양함을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학생, 사랑으로 소통하는 열정있는 교사, 교육공동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완성해 가고 있다. 이를 위해 군서초는 특색있는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즐거운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는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교사들 역시 아이들에게 보다 효율적인 교육을 해내겠다는 목표 아래 새로운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발전시키며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군서초는 경기도교육청이 도입한 AI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교육 정책을 선도하는 학교로 꼽힌다. 이 때문에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임에도 학생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공동체 의식을 중심으로 꿈과 희망을 품고 자라나는 선진 교육의 현장, 시흥 군서초를 찾았다.

■ 디지털교육 전환 통한 백만개 가능성 키운다

군서초는 도교육청의 하이러닝 선도학교로 하이러닝뿐 아니라 다양한 AI코스웨어를 수업에 도입, 학생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디지털교육 전환으로 백만개의 가능성을 키우는 군서교육’을 목표로 하는 군서초는 학생의 성장을 지원하는 디지털 교육 혁신과 연구와 실천의 스말로그(Smalogue) 전문적학습공동체 조직·운영, 개방과 공유의 성과공유 및 확산을 과제로 하이러닝 선도교육을 추진 중이다.

군서초는 다문화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편성해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공감대가 조성돼 있었고, 디지털 교육을 경험한 교사들이 리더그룹으로 학교를 이끌고 있었다. 또 하이러닝에 앞서 토도한글 등 AI코스웨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과 각종 선도학교 운영 경험 등을 갖고 있었다. 다만 AI코스웨어 적용을 희망하는 교사에 비해 보급된 태블릿이 부족했고, 학부모 대부분이 외국인 노동자로 가정과 연계된 지도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이러한 강점과 약점을 고루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군서초는 경기교육만의 디지털 교육 플랫폼 하이러닝을 전면 도입하기로 하고 이에 앞선 시범운영 과정부터 적극 참여하기 시작했다.

교내 조직에도 변화를 줬다. 대표교사를 두고 연구·기획부터 교육·운영, 평가·검증까지 세밀한 지원이 가능한 ‘디지털 전환교육팀’을 만들었다. 경기도교육청과 시흥교육지원청을 지도기관으로 둔 디지털전환교육팀은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무엇보다 AI코스웨어를 적용해 교육과정에서 수업, 평가로 이어지는 모델이 탄탄하게 운영됐다. 하이러닝 외에도 다양한 AI교수학습 코스웨어를 활용해 교육과정을 구성한 것. 다문화 학생이 많아 한글교육이 필요했던 군서초는 토도한글, 토도수학이라는 AI코스웨어를 활용해 1~2학년생들의 기초학력 증진에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토도한글은 한글 자체를 모르고 입학하는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특효약으로 작용했다. 자음과 모음, 받침 등 학생들이 꼭 익혀야 할 내용들을 재미있는 그림 등으로 소통하며 교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기초문해력 향상을 위해서는 클래스팅AI라는 코스웨어를 활용했고, 동아리 활동에도 AI를 활용한 수업을 만들어 냈다.

■ 시범운영 마친 군서초... 성과 기반 발전 방향 모색

군서초는 이처럼 다채로운 AI교육을 실제 교육현장에 적용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에게 AI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해 9월부터 디지털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동안에만 1~4학년생과 다문화 특별학급, 특수학급 등 497명의 학생들이 개인별 맞춤형 AI교육을 받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교육 현장에 도입되는 하이러닝 역시 군서초는 이미 지난해 9월 도입해 운영해왔다. ‘하이러닝 통합학습창’을 이용해 기존에 실물 교과서 중심의 수업을 벗어나 디지털 기반으로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나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위해 디지털 튜터를 활용한 협력 수업도 진행했다. 학생성장지원 디지털 교육 혁신을 이루기 위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막고, 맞춤형 AI기반 코스웨어 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해 학습 효과를 높이고자 한 셈이다.

또한 교사들 역시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하고 토론했다.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AI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학생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 것이다. 군서초는 이러한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AI기반 코스웨어 교육과정을 학년별로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경험을 하이러닝 활용에 적용할 방안도 마련해뒀다.

■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군서초... 다문화 품은 학교

군서초는 지역과 연계한 ‘춤·춤·춤’ 다문화 진로교육모델을 선보이는 학교기도 하다. ‘지역연계 춤·춤·춤 다문화 진로교육’이란 갖춤, 맞춤, 낮춤의 3개 목표를 기반으로 다문화 학생들이 국내 교육환경에 적응해 갈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우선 갖춤은 ‘지역연계 진로교육을 위한 학생 분석 및 환경’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학생 개별 실태를 분석하면서 내실 있는 진로교육 환경을 구축한다는 게 ‘갖춤’의 가장 큰 목표다. 학교 실내외 환경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서 진로교육 거버넌스 구축, 군서 좋은 어른 인력풀 조성 등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해 다문화 학생들의 진로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주된 목표가 있다.

맞춤에는 다문화 진로프로그램을 대상 학생에 따라 ‘맞춤’형으로 지원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말 그대로 다문화 학생별로 특성에 맞게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영역별, 통합형, 특별형 등 유형에 따른 진로교육모델을 개발하면서 지역자원과 연계해 학생들이 진로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도 마련했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 각 교육공동체의 역할별로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체계를 갖췄다.

마지막으로 낮춤은 진로프로그램 일반화를 통해 진로의 장벽 자체를 낮춘다는 데 목표가 있다. 다문화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도록 진로 장벽 자체를 낮추면서 다문화 진로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정서지원 진로상담 체계인 다용적 진로상담 체계부터 교사-학부모-지역자원협의체, 위(Wee)클래스 등을 활용한 상담 체계도 세밀하게 구축했다. 또 빈틈없는 다중지원 복지를 위해 학생 사례 관리 지역협의체를 운영하는 한편 지역과 연계한 교육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학생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뒀다.

이뿐 아니라 군서 한국어교육시스템을 통해 단계별로 다문화학생의 국내 정착을 돕고 있다. 입국 초기 단계에서 한국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디딤돌반을 시작으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겪는 한국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언어에 대한 부적응을 해소하는 다문화특별학급도 운영 중이며 다문화특별학급이 끝나면 각자 맞는 학년으로 가 해당 반에 어울릴 수 있는 사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교과서 대신 태블릿 PC… AI, 수학을 부탁해~

AI 활용 수학 도형 공부 ‘엄지척’ 학생 맞춤 리포트 제공·오답 풀이

하이러닝 선도학교인 시흥 군서초등학교 4학년 교실. 25명의 학생들이 모인 이곳에선 과거 볼 수 없던 풍경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의 책상 위에 다양한 문제가 담겨 있던 교과서 대신 태블릿 PC가 올려져 있었던 것. 아이들의 손에는 필기구 대신 터치펜이 자리했고, 자동으로 학습 기록이 남는 덕에 별도의 필기노트는 필요하지 않았다.

이날 진행되는 수업은 ‘AI, 수학공부를 도와줘’. 여러 모양의 삼각형에 대한 분류 활동을 통해 이등변삼각형, 정삼각형, 직각삼각형, 예각삼각형, 둔각삼각형을 이해하는 수업이다.

첫 과정은 이등변삼각형의 성질 알기. 주승현 교사가 학생들에게 전달할 과제를 실행하자 각자의 태블릿으로 수업 내용이 전달된다. 하이러닝의 강점은 이때부터 발현된다. 모든 학생이 같은 문제를 받아들었지만, 문제 해결 능력에 따라 주어지는 다음 단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삼각형 그리기 릴레이’를 통해 생각을 넓힌 아이들은 이등변삼각형의 성질을 알아보는 문제들을 해결한다.

그렇게 놀이와도 같은 과제가 끝나자 AI의 학생별 맞춤 리포트가 제공됐다. 각자 자신의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지부터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이제부터는 AI가 각자 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시키는 오개념 바로잡기 단계가 시작된다. 하이러닝은 단순히 정답인지 오답인지를 판별하는 것을 넘어 모르는 문제인지, 알고 있는데 실수한 문제인지, 다문화 학생이라 문장 해석이 부족해 틀린 문제인지를 분석해 낸다. 이를 통해 매우 우수와 우수 단계 학생은 AI가 추천하는 콘텐츠 영상 자료를 보며 확실한 개념을 익혀 낸다.

보통 평가를 받은 학생은 AI가 제공하는, 자신이 틀린 문제와 유사한 유형의 문제를 풀며 다시 한 번 개념을 정립한다. 다소 미흡 평가를 받은 학생은 학생 맞춤형 기초학력 지도를 위해 학생별 AI기반 코스웨어 교육과정 적용 및 설계를 제공하는 협력교사, 즉 디지털 튜터와 개념에 대해 재학습하기 시작했다.

개인학습만 있는 건 아니다. 이를 넘어 모둠별로 교사가 마련한 방탈출 게임을 진행하며 이등변삼각형에 대해 놀이를 통해 체득하는 과정도 거친다. 학생들은 저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과거 교사 한 명이 모든 학생을 살펴야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교실이었다.


인터뷰 줌-in 교사 부담 ‘빼고’… 학생 수업 재미 ‘더하기’

태블릿 수업 놀이·학습 병행 집중력 ‘UP’

개개인에 세밀한 학업 능력 평가 가능...주승현 교사 “경기미래교육 완성 노력”

(왼쪽부터) 김나경양, 주승현 교사, 박은별군

“작년에 소수의 덧셈과 뺄셈, 분수의 덧셈과 뺄셈을 배웠는데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해요.”

군서초 5학년 박은별군과 김나경양은 지난해 4학년 교실에서 배웠던 AI 활용 수업 중 가장 즐거웠던 수업으로 ‘수학’ 과목을 꼽았다. 책으로 보며 공부했던 것과 달리 직접 문제를 풀어볼 수 있고 피드백도 빠르게 받을 수 있어 훨씬 생생한 수업처럼 느꼈다는 게 아이들의 설명이다.

박군은 “문제를 틀릴 때는 기분이 안 좋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문제를 풀려고 노력했다”며 “처음에는 태블릿을 만지면서 수업을 하는 게 좋았는데, 오히려 더 집중이 잘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 역시 “처음에 문제를 수월하게 풀다가 위로 갈수록 어려운 문제가 나오기도 하고, 친구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풀다 보니까 전보다 더 많이 집중했던 것 같다”며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볼 수 있게 도와주니까 개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박군과 김양 모두가 꼽은 하이러닝의 가장 큰 강점은 ‘재미있게, 놀면서 하는 수업’이라는 점이었다. 마치 놀이를 하듯 태블릿으로 수업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게 공부로 이어져 오히려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수업이 됐다는 것이다. 두 학생은 “다른 수업들도 하이러닝으로 받았으면 좋겠다”며 “친구들도 (태블릿으로 하는) 그 수업을 제일 재밌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학생들을 지도하며 군서초에 디지털 교육을 주도한 주승현 부장교사도 학생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긍정적인 변화로 ‘흥미’를 꼽았다.

주 교사는 “수업도구가 서책형 교과서에 비해 흥미로운 형태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하이러닝 통합학습창이라는 다양한 기능을 집약한 디지털 기반의 미래형 교실에서 만나 수업하면서 흥미도 커지고, 참여도도 높아졌다”며 “특히 AI 진단을 받아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해가는 모습이 가장 큰 변화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사에게는 사실 하이러닝 도입기가 도전의 한 해 였는데,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변화를 그 어느 때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업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가장 큰 강점으로 꼽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교사 1명이 학생 다수를 관리하며 그들의 특성을 모두 분석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세밀한 학업 능력 평가가 가능해졌다는 게 주 교사의 설명이다.

주 교사는 “지난해 아예 교실에서 교과서를 없애고 태블릿 PC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으로 전환해 봤는데, 믿어 주신 학부모와 흥미롭게 노력한 학생들 덕분에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특히 다문화 학생이 많은 우리 학교 같은 경우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에 따라 학습 격차가 매우 심하게 벌어져 있어 AI를 통한 진단과 맞춤형 학습 제공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디지털 기반의 교육혁신 과제를 다양하게 추진하면서 그 중에서도 하이러닝을 지속적으로 교육과정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해왔던 정책은 유지하고,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집단지성을 발휘해 새로운 수업방식을 연구해준 교사들의 열정을 발전시켜 학생 성장을 위한 디지털교육, 경기미래교육을 완성해가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