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구장 주인인데...라커룸도 없이, 지하실로 내려가는 '굴욕' 시리즈

사진제공=서울시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굴욕의 서울시리즈?

'서울시리즈' 때문에 난리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이 역사상 처음 서울에서 열린다.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슈퍼스타들이 서울 땅을 밟았으니, 관심이 모이지 않을 수 없다.

20, 21일 양일간 개막 2연전 경기가 열린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선수들도 몸을 풀어야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와 연습 경기를 한다.

'팀 코리아'가 17, 18일 양일에 걸쳐 두 팀을 모두 만난다. 키움은 다저스와, LG는 샌디에이고와 맞붙는다. TV에서만 보던 슈퍼스타들과 직접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KBO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시즌 개막이 코앞인데, 선수들이 이번 서울시리즈 연습경기에 엄청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KBO리그 감독들이 오버 페이스를 걱정할 정도다. 해외진출 생각이 있는 선수라면, 이번 맞대결은 최고의 '쇼케이스' 무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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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시작 전부터 '굴욕'이다. 연습 경기를 해주는 건 고마운데, 라커룸도 쓰지 못한다. 서울시는 이번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을 대대적으로 개보수했다. 특히 원정 라커룸과 식당 시설 등을 훌륭하게 리모델링 했다. 대회 기간 중 원래 고척돔을 홈으로 쓰는 키움쪽 라커를 다저스가 쓰고, 새롭게 단장한 원정 라커룸을 샌디에이고 선수단이 쓴다.

문제는 연습경기 일정에 따라 양측 선수단이 짐을 풀고, 다시 싸는 게 아니다. 다시 말해 두 팀 외 연습경기 상대팀들은 라커를 쓸 수 없다. 샤워도 못한다. 경기장 지하 회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든, 식사를 하든 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행사이기에, 메이저리그 팀들이 권한을 갖는 건 당연하지만, 그래도 고국에서 지하실 신세가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팀은 대표팀으로서의 명예가 있다. 키움은 원래 고척돔 주인이다.

다른 행사라면 선수들이 "왜 우리가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겠지만, 이번 경기에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그래도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