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빌 아크만인데, 이 주식 사면 백만장자 될 수 있다” 美에서도 유명인 사칭 투자 광고 기승

김지원 기자 2024. 3. 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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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피해액만 3조 6000억원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아크만을 사칭해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피싱 광고/페이스북

“저는 연예인 OOO입니다. 주식 투자로 경제적 자유를 얻었습니다. 2024년에 반드시 투자해야할 종목을 무료로 공유해드립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이런 광고에 혹한적 있다면, 당신은 ‘사기의 덫’에 걸릴 뻔 한 것이다. 이런 광고들은 유명인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해 가짜 주식거래를 유도하는 피싱 광고다. 유명인을 사칭해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단체 대화방으로 피해자를 끌어들인 후 특정 주식을 매수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이다. 작전세력이 일반인들을 모아 공동 투자를 유도해 가격을 올린 다음 팔아버리는 ‘펌프 앤 덤프’의 전형이다. 최근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런 광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피해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아크만은 최근 자신을 사칭한 피싱 광고를 90건 이상 발견했다. 그 중 일부 광고는 “연간수익률 125%, 일주일 수익률 25%를 보장한다”며 “내가 추천하는 세가지 주식을 보유하면 백만장자가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었다고 한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투자운용 대표·억만장자 스티브 코헨 등도 사칭 광고에 신상이 도용당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사칭해 올라온 유튜브 동영상 사진. /유튜브 캡처

이런 광고들은 최신 기술과 그럴듯한 말로 피해자들을 낚아챈다. 애틀랜타에서 건설 회사를 운영하는 피터 부르제는 “(그 광고는) 정교하고 잘 조직되어있다”며 “페이스북에서 캐시 우드의 추천 광고를 본 이후 그룹(대화방)에 가입했는데, 그들이 사라고 한 주식이 폭락하면서 4만5000달러를 잃었다”고 했다. WSJ는 “일부 광고는 딥페이크 기술까지 활용해 피해자들이 믿게끔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홍보되는 사기 광고로 인한 피해액이 지난해 27억 달러(약 3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에 비해 4년 사이 3배 늘어난 액수다.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도 지난 1월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사기성 투자 계정의 추천으로 인한 투자자 불만이 최근 급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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