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女神의 품격' 이미래 "(김)보미야, 플루크로 이겼지만 꼭 우승해야 해"

제주=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4. 3. 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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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PBA) 올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챔피언십 2024' 4강전이 열린 16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체육관.

이날 4강전 첫 경기인 여자부 이미래(28·하이원리조트)와 김보미(26·NH농협카드)의 준결승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기자 회견장 밖에서 이미래는 김보미를 보더니 "원래 보미가 플루크(키스 등 운에 의한 득점)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많이 하더라"고 짐짓 눈을 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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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챔피언십 2024' 여자부 4강전 뒤 이미래(왼쪽)가 후배 김보미의 우승을 응원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컷뉴스


프로당구(PBA) 올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PBA 챔피언십 2024' 4강전이 열린 16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라체육관. 이날 4강전 첫 경기인 여자부 이미래(28·하이원리조트)와 김보미(26·NH농협카드)의 준결승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이미래가 먼저 1, 2세트를 11 대 9로 따내며 앞서가자 김보미가 3, 4세트를 11 대 5로 잡으며 멍군을 불렀다. 김보미가 5세트를 따내며 역전에 성공하자 이미래도 6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마지막 7세트로 몰고 갔다.

남자부 톱 랭커를 방불케 하는 멋진 샷들도 이어졌다. 이미래는 6세트 어려운 2뱅크 샷을 정확하게 성공시키는 등 대거 7점을 몰아쳤다. 김보미도 잇따라 정교한 뒤돌려치기와 옆돌리기로 맞섰다.

막상막하의 실력, 결국 승부는 운에 갈렸다. 5세트에 이어 7세트에서도 행운의 득점이 이어진 김보미가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보미는 5세트 옆돌리기와 뒤돌려치기가 키스 끝에 득점이 되면서 리드를 잡았는데 7세트에서도 3이닝 뒤돌려치기와 4이닝째 3뱅크 샷이 키스에 의한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됐다. 반면 이미래의 옆돌리기는 성공 직전 키스가 나면서 득점이 무산됐다. 김보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3뱅크 샷을 성공시켜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기자 회견에서 이미래는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미래는 "5세트 때 감정적으로 많이 흔들렸다"면서 "팬들의 응원이 눈에 잘 보이다 보니까 집중력을 잃어 수비도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스스로에 화가 많이 났다"면서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흔들렸는데 아직 프로로서 그릇이 작은 느낌"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이미래는 4번째 왕중왕전에서 첫 4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미래는 "기대치가 높다 보니 내 기준은 우승이 아니면 성적이 아닌 것 같아서 이번 대회가 아쉽다"면서 "결승까지 가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입맛을 다셨다. 이미래는 2020-21시즌 3회 우승을 이루는 등 통산 4승을 달성하며 '당구 여신'으로 우뚝 섰지만 이후 우승이 없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친 뒤 이미래는 후배에게 진심이 담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어 김보미의 우승을 기원했다.

기자 회견장 밖에서 이미래는 김보미를 보더니 "원래 보미가 플루크(키스 등 운에 의한 득점)를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많이 하더라"고 짐짓 눈을 흘겼다. 이어 "플루크가 없었다면 오늘 나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다"고 웃었다.

김보미도 "미안하게도 오늘 플루크가 많았다"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보미는 "미래 언니와 정말 친한데 언니 어머니께서도 PBA 출범 시즌부터 나에 대한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면서 "오늘도 경기 후 축하 인사를 해주셨는데 마음이 너무 따뜻했고, 감사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언니의 몫까지 채워 우승에 도전한다는 각오다. 이미래는 "나를 이기고 결승에 갔으니 보미가 우승하기를 바란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에 김보미는 "항상 우승을 너무 하고 싶어서 상상으로 꿈도 꿨는데 매번 4강에서 넘어지다 보니 상상을 안 하기로 했다"면서 "한 경기 한 경기 예선 첫 경기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보미는 김가영(하나카드)-한지은(에스와이)의 4강전 승자와 17일 결승에서 격돌한다. 과연 절친 선배의 응원을 업고 생애 첫 우승까지 일궈낼지 지켜볼 일이다. 

제주=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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