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정규리그 4연패' 대한항공, 첫 4년 연속 통합우승 도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1위 싸움의 승자는 대한항공이었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1위 대한항공(승점 71·23승 13패)과 2위 우리카드(승점 70·23승 13패)의 격차는 단 1점이었다.
우리카드가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정규리그 팀의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하면서, 이미 정규리그 일정을 마치고서 가슴 졸이며 이 경기를 지켜보던 대한항공이 기적과도 같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현재와 같은 승점제로 순위를 가린 2011-2012시즌 이후 1, 2위의 격차가 1점에 불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모든 팀이 완주한 시즌의 종전 1·2위 최소 격차는 2011-2012시즌의 '승점 4'다.
2011-2012시즌에는 삼성화재가 승점 84로, 승점 80의 대한항공을 제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을 단축해 5라운드까지 순위로 1, 2위를 가린 2019-2020시즌에는 우리카드가 승점 64로, 대한항공(승점 62)을 2점 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행운'까지 따르면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2020-2021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정규리그 1위 타이틀을 지켰다.
정규리그 4연패는 삼성화재(2011-2012시즌∼2014-2015시즌)와 대한항공만이 달성한 V리그 남자부 최다 타이기록이다.
또한 대한항공은 7번째로 정규리그 1위에 올라 삼성화재와 함께 남자부 최다 1위 구단이 됐다.
V리그 초기를 지배했던 '삼성화재 왕조'에 이어 '대한항공 왕조'가 탄생했다는 의미다.
이번 시즌에는 '외국인 사령탑'과 '국내 선수'가 정규리그 1위를 합작해 의미가 커 크다.
V리그에서는 외국인 공격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번 시즌에는 아시아쿼터까지 도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2명이 뛸 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토종 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번 시즌 팀 득점 1위가 국내 선수인 팀은 대한항공뿐이다.
토종 거포 임동혁(559점)이 대한항공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하며 이 부문 남자부 7위에 올랐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부상으로 고전하자 임동혁을 주포로 점찍었다.
결국 파키스탄 출신 무라드 칸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지만, 여전히 주포는 임동혁이었다.
아시아쿼터 에스페호 마크(111점·등록명 에스페호)도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대신 대한항공은 정한용(338점), 곽승석(212점), 정지석(148점) 등 토종 날개 공격수를 활용해 활로를 뚫었다.
'만능선수' 정지석이 시즌 초 부상으로 결장할 때, 정한용이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우는 등 대한항공은 '두꺼운 토종 전력'도 과시했다.
외국인 주포가 가로막히면 속절없이 끌려가는 다른 팀과는 달리, 대한항공은 노련한 세터 한선수의 다양한 볼 배분 덕에 흔들리지 않았다.
편견 없이 선수를 바라보는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눈'도 대한항공 왕조를 연 비결 중 하나다.
이제 대한항공은 '초대 왕조' 삼성화재의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삼성화재는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3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2020-2021, 2021-2022, 2022-2023시즌에 연속해서 통합우승을 차지하면서 삼성화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행운이 겹쳐 2023-2024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른 덕에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얻어, 단기전에 대비할 시간도 벌었다.
대한항공은 OK금융그룹과 현대캐피탈의 준플레이오프(준PO), 준PO 승자와 우리카드가 벌이는 플레이오프를 여유 있게 지켜 보며 29일부터 5전 3승제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한다.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승리하면 '최초로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왕조가 탄생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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