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도 선거철 한창...‘공약 PPT’ 만들어주느라 엄마가 더 바쁘네 [초보엄마 잡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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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등학교 회장 선거철이다.
입학·개학과 함께 한 학기 동안 선생님을 도와 학급을 이끌어갈 회장과 부회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1학년은 회장·부회장을 뽑지 않고, 학교에 따라 2~4학년부터 선출한다.
통상 한 학기에 학급 회장 1명과 부회장 1명을 선출하며 직접 선거를 원칙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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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학생보다 더 바쁜 것은 부모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회장·부회장 선거에 나가고 싶은 사람은 손을 들고 앞에 나가서 한두 마디 한 뒤 투표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요즘 선거는 다르다. 당선을 위해서는 공약을 내걸어야 하는데, 자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PPT)을 만들어주는 열혈 부모도 많다. 선거 전날 부모가 PPT 작업을 하느라 밤을 지새울 정도라고 하니 아이들의 선거인지 부모들의 PPT 경쟁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거 연설을 계획해 주고 훈련시키는 학원까지 등장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어린이스피치학원은 ‘임원 선거 스피치’ 프로그램을 내걸고 아이들의 선거 연설 컨셉을 만들고 퍼포먼스 훈련까지 시킨다고 홍보한다. 이 학원은 전국에 분점만 15곳이 넘는다.
엄마들이 모인 각 지역 맘카페에는 이맘때가 되면 공약 아이디어를 묻는 질문이 쉴 새 없이 올라온다. 전교 회장 선거에 나가는 학생들은 프로필 사진을 찍어 포스터로 제작해야 해 방법을 묻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통상 한 학기에 학급 회장 1명과 부회장 1명을 선출하며 직접 선거를 원칙으로 한다. 학생들은 공약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한다. 사는 지역이나 학급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초등학교 3·4학년 때 회장 선거에 참여하는 학생이 많고 학년이 오를수록 후보자가 줄어든다. 누구나 출마할 수 있고, 본인이 손을 들고 자원하거나 친구들의 추천으로 후보자가 된다. 다만 저출산으로 한 학급에 20여 명밖에 없어 3~4명만 출마해도 표가 분산돼 1~2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낙선하면 상처받을 수도 있다.
“회장 선거 나가봐. 당선되면 엄마가 간식 살게.” 올해 3학년이 되는 아이에게 ‘라떼는(나 때는)’ 반에 햄버거 돌린다고 하면 당선됐다면서 선거에 나가보라고 했는데 큰일날 뻔했다. 아이들을 대신해 PPT를 만들어줄 수 없다면 회장 출마도 포기해야 하는 시대다. 리더십을 기르는 게 아니라 부모가 만들어줘야 한다니, 아이 낳는 것보다 키우는 게 더 힘든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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