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비하' 논란 양문석 공천에 내부 반발…이재명 "표현의 자유"(종합)

김지은 기자 2024. 3. 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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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김부겸·이광재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공천철회 촉구
노무현 사위 곽상언 "깊은 유감…국회의원 자질 검증하는 기회되길"
[용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2024.03.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공천을 확정하자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양 후보가 노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했다는 논란에 대해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16일 경기 하남시 신장시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라고 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들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마찬가지다. 저에 대해 온갖 험악한 언행으로 당내 언사가 많지만 제지하면 끝이 있겠는가.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며 "제 욕 많이 하시라. 뭐라고 안 한다. 우리는 막 물어뜯겨도 된다. 물어뜯는 것도 재미 아니냐. 안 보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고 했다.

다만 "표현의 자유는 그 선을 넘느냐 안 넘느냐의 차이"라며 "이 나라 주권자인 국민을 폠훼하거나 소수자, 약자를 비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심야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양 후보에 대해 "정치인이 정치인에 대해 말하는 게 무슨 문제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최고위는 양 후보의 경기 안산갑 공천을 의결했다.

이 대표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지만 당내에서는 공천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한 정 전 총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사장이기에 앞서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에 몸담고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정치인이 김대중 노무현을 부정한다면 이는 당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김대중 노무현을 욕보이고 조롱한 자를 민주당이 당의 후보로 낸다는 것은 당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의 가치를 떼놓고 생각한다면 양문석 후보의 모욕을 '정치인의 정치인에 대한 말'로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의 정치인들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 민주당에게 어떤 의미의 존재인지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했다.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 전 총리도 "양문석, 김우영 등 막말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다시 한번 검증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도태우,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고, 장예찬 후보까지 공천 철회를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당이 이런 부분에서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원조 친노'로 분당갑 공천을 받은 이광재 후보 측도 긴급 메시지를 내고 "국민의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며 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 전 대통령의 사위로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곽상언 후보는 유감의 뜻을 표하며 "양문석 후보를 포함해 국회의원으로 부족한 자질을 가진 사람들을 걸러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 후보는 "양 후보에 대한 공천취소를 결정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양문석의 발언보다 더한 발언을 주저 없이 그리고 거침없이 일삼았단 국민의힘 정치인들부터 일일이 확인해서 정치적 자질을 검증하면 좋겠다"며 "양문석의 발언과 비교하고 그 언어로 인한 패악의 경중을 가려 이번 기회에 모두 걸러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언론연대 사무총장 시절인 2008년 5월13일 미디어스에 실은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밀어붙인 노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고 썼다.

또 '미친 미국소 수입의 원죄는 노무현'이란 다른 칼럼에선 "낙향한 대통령으로서 우아함을 즐기는 노무현 씨에 대해 참으로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외에도 노 전 대통령 지지자를 "기억상실증 환자"라고 칭하는 등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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