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서 ‘조기퇴근’ 논란 빚었던 그 감독…EPL 복귀할까, 뉴캐슬 새 사령탑 후보 부상
[골닷컴] 강동훈 기자 =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전에서 승부차기가 다 끝나기도 전에 벤치를 떠나 라커룸으로 향하면서 ‘조기퇴근’ 논란을 빚었던 로베르토 만치니(59·이탈리아) 사우디 감독이 최근 뉴캐슬 유나이티드 새 사령탑 후보로 부상했다. 만약 만치니 감독이 뉴캐슬 지휘봉을 잡게 되면, 지난 2013년 맨체스터 시티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후 11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로 복귀하게 된다.
영국 매체 HITC는 15일(한국시간) “에디 하우(46·잉글랜드) 뉴캐슬 감독이 만약 올여름 경질되거나 떠나게 될 경우, 차기 뉴캐슬 사령탑 후보로 만치니 감독이 떠올랐다”며 “만치니 감독은 이미 뉴캐슬의 소유주인 PIF(사우디 국부펀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등 연결고리가 있다. 작년에 만치니 감독이 사우디 사령탑으로 부임할 때 PIF가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PIF는 이번 시즌 뉴캐슬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에 실망하고, 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실제 뉴캐슬은 무려 21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를 밟았지만, 조별리그에서 단 1승에 그치면서 최하위로 탈락했다. 여기다 최근 거듭되는 부진 속에 EPL 순위표 10위(12승4무12패·승점 40)까지 떨어졌다. 승점 차 등을 고려하면 다음 시즌 UEFA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은 힘든 상황이다.
PIF는 이에 현재 하우 감독 경질 카드를 만지작만지작하고 있다. 현지에서도 하우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뉴캐슬을 이끌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면서 올여름 사령탑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을 거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선 PIF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잠재적인 사령탑 교체를 염두에 두면서 차기 사령탑 후보를 추렸다고 전하고 있다. 그 가운데 만치니 감독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 것이다.
HITC는 “만치니 감독은 PIF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PIF가 찾고 있는 유형의 감독에 많은 기준을 부합하는 사령탑”이라며 “특히 만치니 감독은 과거 맨시티를 이끌던 시절 EPL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맨시티가 ‘신흥 강호’로 급부상하면서 세계적인 빅클럽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만치니 감독 덕이었다. 궁극적으로 EPL 우승을 원하는 PIF은 이런 만치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태생의 만치니 감독은 지난 2001년 현역 은퇴를 선언한 후 피오렌티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04년 인터밀란 지휘봉을 잡은 후부터였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를 이끄는 등 트로피를 휩쓸었다. 이후 맨시티 사령탑으로 부임한 만치니 감독은 막대한 투자 속에 ‘영입 러시’가 이어졌는데, 선수들을 단기간에 융화시키면서 EPL 정상에 올려놓으며 오일머니 왕조’ 건설에 앞장섰다.
만치니 감독은 이후 갈라타사라이와 인터밀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을 거쳐 2018년부터는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을 맡았다. 만치니 감독은 2020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잉글랜드를 격파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사우디축구협회(SAFF) 러브콜을 받으면서 사우디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연봉은 전 세계 축구 감독 통틀어 최고 수준인 2500만 유로(약 36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만치니 감독은 지난 1월 2023 AFC 아시안컵 16강 한국전 당시 승부차기 도중 갑자기 라커룸으로 향해 논란이 됐다. 만치니 감독은 당시 세 번째 키커와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사미 알나헤이(27)와 압둘라흐만 가리브(26·이상 알나스르)의 킥이 모두 골키퍼 조현우(32·울산HD)에게 막힌 후, 대한민국의 네 번째 키커 황희찬(28·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 나오자 곧바로 자리를 떴다.
공식적으로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만치니 감독이 퇴장한 장면은 현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고,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사령탑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던 터라 특히 논란이 컸다. 만치니 감독은 경기 후 “(승부차기 도중 떠난 부분은) 사과드린다. 경기가 끝난 줄 알았다. 누구든 존중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만치니 감독의 해명은 말도 안 되는 변명이라면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사진 = 게티이미지, 쿠팡플레이 중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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