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게 스마트폰을 왜 써"…5년 뒤 세상 완전히 바뀐다 [조아라의 IT's fun]

조아라 2024. 3. 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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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의 IT's fun] 58
스마트폰·앱 '구시대 유물' 된다는데…
"말만 하면 끝…귀찮게 앱을 왜 써"…AI 신제품 눈길
"5년 뒤 완전히 바뀐다"…스마트폰·앱 '구시대 유물'되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앱( 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구동되는 스마트폰 사용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S24를 필두로 인터넷 연결 없이 기기 자체에서 바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AI' 시대가 열리면서 미래엔 다양한 형태의 스마트폰 대체 기기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말만 하면 끝…귀찮게 앱을 왜 써"…AI 신제품 눈길

영상=휴메인 홈페이지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폐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에서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던 기기 중 하나는 AI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의 웨어러블 기기인 'AI핀'이다. 이 회사는 애플 디자이너 출신인 임란 초드리와 베사니 본조르노 부부가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기기를 만들기 위해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이 AI핀은 옷깃에 붙여 사용하는 기기로 AI 비서를 표방한다. 현존하는 스마트폰처럼 앱 기반으로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오픈AI의 GPT-4 모델 등을 활용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의 손바닥이 대신한다. AI핀 근처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레이저를 통해 화면이 나와 날짜와 시계 등이 표시된다. 사용자는 손동작과 음성을 통해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다. 음식을 가까이 대고 칼로리를 물어보면 카메라가 인식해 영양정보를 대답해 주기도 한다.

사진=휴메인 홈페이지
영상=휴메인 홈페이지


휴메인의 AI핀은 'MWC 2024' 현장을 방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눈길 10분 넘게 사로잡기도 했다. 최근 SK텔레콤은 휴메인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협력 관계를 맺었다. AI핀은 현재 미국에서만 판매 중이며, 가격은 699달러(약 93만원)다.

'MWC 2024'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기기는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 래빗의 115g 무게의 초소형 AI 기기 'R1'이다. R1은 공개 이후 사전 판매 하루 만에 1만대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였다. R1은 디스플레이를 과감하게 없앤 AI핀과 달리 2.88인치 작은 터치스크린이 탑재돼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가 내장돼 있으며, 오른쪽 버튼을 눌러 음성 명령으로 작업을 지시할 수 있다. 통화부터 메시지 전송, 음악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LAM(거대 행동모델)'을 통해 챗GPT처럼 질문에 답하고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다. 현재의 스마트폰처럼 필요한 앱을 하나하나 찾지 않아 편리하다. 가격은 199달러로 AI핀보다 500달러 저렴하다.

영상=바이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R1에 대해 "스티브잡스의 아이폰 발표 이후 본 프레젠테이션 중 가장 인상적"이라며 "R1가 미래 AI 트렌드를 예고하고 있다. AI 시스템의 주류 형태가될 것"라고 극찬했다.

"5년 뒤 완전히 바뀐다"…스마트폰·앱 '구시대 유물'되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전시장에 마련된 도이치텔레콤 부스에서 관람객이 앱 프리 AI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독일의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은 AI 스타트업 브레인.ai(Brain.ai)와 협력해 새로운 콘셉트의 AI 휴대폰 'T폰'을 'MWC 2024'에서 공개했다. 이 휴대폰은 앱이 없으며 메모리가 2기가바이트(GB)에 불과하다. 작업은 AI 기반으로 대형언어모델(LLM)을 통해 수행한다. 사용자가 음성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기차표를 예매해줘"라고 명령하면 알아서 표를 구매해준다.

이밖에 여행 계획 짜기, 쇼핑, 영상 제작, 사진 편집과 같은 작업도 음성 명령만으로 가능하다. 도이치텔레콤은 “인공지능 비서가 스마트폰의 수많은 앱을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디지털 책임자 존 아브라함슨(Jon Abrahamson)은 "인공 지능과 LLM(대형 언어 모델)은 곧 모바일 기기의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챗GPT가 몰고온 생성형 AI 혁명으로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머지 않아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기 내에 AI 탑재하는 '온디바이스AI' 시대가 다가오면서 앱으로 모든 서비스를 구동하는 현재의 스마트폰 환경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보다 더 직관적인 AI 기기가 대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래빗의 창업자 제시 류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의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지 않고, 상호 작용하지 않는 앱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R1은 AI를 여러분의 호주머니 속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IT 거물 전망 역시 이같은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팀 회트게스(Tim Hoettges) 도이체텔레콤 회장은 올해 'MWC2024' 기조연설에서 "지금부터 5~10년 후에는 우리 중 어느 누구도 더 이상 휴대폰 앱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게이츠(Bill Gates) 역시 올해 1월 미국 CNN 방송 인터뷰에서 "AI 발달로 향후 5년 안에 상황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며 "작업마다 다른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하고 싶은 일을 일상 언어로 기기에 말하기만 하면 된다. 가까운 미래엔 누구나 AI로 구동되는 개인 비서를 갖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30여년 전 1995년 책 '나아갈 길(The Road Ahead)'에서 에이전트를 언급하고 연구했으나, 에이전트는 AI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에야 실용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까운 미래엔 누구나 오늘날의 기술을 훨씬 뛰어넘는, AI로 구동되는 개인 비서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빌게이츠. 사진. / 빌게이츠 SNS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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