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차점자가 우승자 되지 않아” vs 박용진 “순천은 차점자 승계”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을 공천을 놓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강북을은 정봉주 전 의원이 공천받았지만, ‘거짓 사과’ 논란이 불거지며 지난 14일 공천이 취소됐다. 민주당은 이날 새벽 서울 강북을을 전략경선 지역을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6시까지 후보자 공모를 받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6일 경기 하남 신장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북을 전략경선 결정과 관련, “어떤 경기에서도 승부가 났는데 1등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 않는다”며 “선거법 위반으로 승자가 당선 무효화 돼도 차점자가 당선자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용진 의원에 대해서는 새벽 1시 반이 넘도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제3의 인물 전략 공천, 2위 후보를 후보로 결정하는 방법, 경쟁해 다시 후보를 뽑는 방법을 놓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이어진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명(친이재명)계 정 전 의원의 강북을 공천을 무효로 하고 전략경선으로 이곳 후보자를 뽑기로 했다. 정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했던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박용진 의원의 공천 승계는 무산됐다.
이 대표는 “경선 과정에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고, 차점자를 올리면 경선할 때마다 승자를 끌어내리기 위한 온갖 노력이 벌어지면 경선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해찬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이 선거엔 승자와 패자만 있지, 2등은 없다고 조언해 그 말에 일리가 있어 그런 안은 배제했다”며 “제3의 인물 전략 공천도 인물 추천이 많았지만, 당원과 지지자 선택권을 빼앗고 박 의원을 배제했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해 배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에게 경선 참여 기회를 주고 박 후보도 참여할 수 있다는 안에도 갑론을박이 많았으나 결론은 그렇게 냈다”며 “전 국민 관심사가 됐으니 적절하게 해당 지역 당원들의 (투표) 비중을 조절해 경선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순천은 차점자가 공천을 승계하고, 강북을은 전략 경선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원칙 없는 결정”이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민심이 두려울 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차점자가 공천을 승계하는 경우는 없다는 (이재명) 당대표의 말과는 다르게 어제 같은 자리에서 순천은 차점자가 공천을 승계하고, 강북을은 전략경선지역으로 결정했다”며 “사실관계와 무관한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심각한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 최고위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손훈모 후보에 대해 윤리감찰단 조사 결과 경선 부정이 확인됐다며 공천을 취소하고 경선에서 패한 김문수 후보의 공천을 인준했다.
그는 “최초 신청 시 제출한 재심사유 중 ‘권리당원·일반시민’ 안심번호 이중투표의 문제는 어제 차점자 공천으로 결정된 순천 사례와 동일한 경선 부정의 문제”라며 “같은 사안인 순천과 강북을이 왜 다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박 의원은 “강북을 지역구의 후보를 결정하는데, 왜 전국의 당원들이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고, 근거도 없다. 사례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순천은 되고 강북을은 안되고, 친명은 되고, 비명은 안된다는 원칙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며 “전략경선지역 지정과 경선방식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략공관위는 이날 오후 6시까지 강북을 후보자 공모를 한 뒤 17일 회의에서 전략경선 후보군을 압축할 예정이다. 박 의원이 강북을 지역에 재도전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전략공관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 방식은 결선 없이 1인 2표제에, 앞선 서대문갑 전략경선 방식을 준용해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 지역구 권리당원 투표 30%를 합산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만약 전략 경선에 임하더라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적용은 유효해 이번에도 ‘경선 득표수의 30% 감산’ 페널티가 적용된다.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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